한 원고 청탁에 의해 쓴 나의 독서론(이 세상에서 가장 파워풀한 책은)에 대한 글을 올려 놓은 적이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독서론을 가끔 접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이러한 책 들 중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그리고 보다 자유롭게 나 만의 독서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책은 흔하지 않다. 

1. 그런 의미에서 반가웠던 책은 스티브 레빈(Steve Leven)이 쓴 "지식을 경영하는 책 전략적 읽기(The little guide to your well-read life)"이다. 그는, 사회학으로 박사를 받은 후, 미국 국립 도서 재단(National Book Foundation)에서 일하면서, 독서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또한, 그의 아내 로리와 함께 독서에 관련된 문구를 판매하는 Levenger: Tools for serious readers라는 기업을 운영해왔다. 즉, 다방면에서 독서에 대한 자기의 열정을 펼쳐온 사람이고, 독서론을 쓰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서 그의 책을 펴 들었을 때, 아마도 나에게 꽂힌 것은 87쪽의 제목이었을 것이다. "지금 당장 읽지 않더라도 일단 사두라"! 지난 번 독서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썼지만, 반드시 산 책을 모두 읽지는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덕목이자 위로가 될 말이었다:)

"... 따라서 책은 충동구매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사두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인다. 적어도 '그때 그 책을 사두었어야 하는데'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다. 책을 사서 얼마 동안은 쌓아둔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 사놓고 쌓아둔 책 중에서 다시 읽을 책을 정하면 된다. 쌓여 있는 책을 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이 책을 그때 왜 샀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면서 하나 둘 꺼내보게 되고 그러면서 책은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가? 거두절미하고 일단 사두라." (p. 88)


2. 또한, 독서론과 함께 서재론에 대한 좋은 사례로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가 있다. 부제는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이다. 이는 내 친구가 나에게 선물한 것으로 오늘 아침 오랫만에 꺼내들어 읽어보았다. 시간이 없다면, 그의 책에서 <체험적인 독학방법>(pp. 62-80)과 <'실전'에 필요한 14가지 독서법>(pp. 81-83)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얼마전 일본 여행에서 들렀던 마루젠 등의 이름도 나와 반가웠다.

그러나, 그의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세노 갓파라는 무대미술가가 쓴 <다치바다씨의 작업실 '고양이 빌딩' 전말기>(pp. 187-203)라는 부분이다. 다치바나는 그 만의 독특한 서재 빌딩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다만, 내가 서재를 만든다면, 천장이 더 훨씬 높은 서재를 만들어 환풍도 잘 되고, 햇볕도 잘 드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최근 일본 여행 중 들렀던 국립도쿄미술관에 위치한 미술 도서관은 서재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주기도 했다.)


이제 다음 주 부터 시작될 반년 동안의 하프타임(halftime) 기간. 실컷 책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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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마미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환풍 잘되고 천장이 높은 서재를 가지는 것은 제꿈이기도 합니다. 지금 저희 집 서재에는 책들은 뒷편이고...갖가지 옷가지들이 걸려있는 드레싱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서재의 꼬락서니가 저의 생활을 잘 말해주는것 같아...가끔 실소만 나옵니다. 얼른 단아해져야죠...책과 함께...^^

    2007/05/21 15:39
    • 김호  수정/삭제

      지당한 말씀:) 나중에 서로 서재 꾸며 초대합시다요!

      2007/05/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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