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미팅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 중 하나는"PR이란 무엇인가?"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PR은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특히, consumer generated contents, citizen journalism, blogging등에 대한 발표를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우스개 반, 진담 반으로 PR이란 피(P)할 건 피(P)하고, 알(R)릴 것은 알(R)린다,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별로 맘에 들어하는 정의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역설적으로 PR이 "피할 것은 알리고, 알릴 것은 피하는 것"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피(P)할 것은 알(R)리기: 이는 특히 corporate social reporting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투명 경영"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경영환경은 the naked corporation이라는 책 제목이 암시하듯, "벌거벗은"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과거와 같은 조직원의 무조건적인 충성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인터넷/블로깅 등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 누구나 맘만 먹으면 미디어를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조직은 점차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벌거벗겨져 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투명경영의 시대, PR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피할 것은 최대한 알리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PR의 역할이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엄연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은, PR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이러한 "투명"의 시대에 더 이상 '숨긴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벗어야 할 시대라면, PR은 이제 어떻게 하면 안 벗을까?를 걱정하기보다, "어떻게 벗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나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corporate social reporting입니다. 법이나 규정에 의해 회사 내부의 사실을 공개하는 시대에서, 미리 알아서 '자진납세'의 모드로 공개하는 트렌드가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개를 통해, 즉, 투명성의 실천을 통해, 사업관계자들과 신뢰(trust)를 쌓아가고, 이는 회사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꼭 알려야 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를 알고 있듯이, 조직도 사업관계자들과의 관계형성에 있어 같은 이치를 적용해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2) 알(R)릴 것은 피(P)하기: 전통적으로 부정적 뉴스는 피하면서, 긍정적 뉴스만을 전파하려는 홍보의 노력은 바뀌어 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인터넷 까페, 블로그 등이 없던 시절에는 긍정적 뉴스만을 전파하면, 사람들은 그 뉴스만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졌지만, 이제는 기업이 긍정적 뉴스만을 전파하더라도, 부정적 뉴스는 또다른 미디어, 즉, 블로그로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통해, "나같은 사람"에게 전달 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긍정적 뉴스 또한, 진정한 굿 뉴스라면, 이는 기업이 전파하지 않더라도, 뉴미디어를 통해 역시 '나같은 사람'에게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긍정적 뉴스만을 너무 push하는 PR은 신뢰를 오히려 깨뜨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는 것은 긍정적 뉴스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 소스를 갖게 되고, 이로부터 긍정적, 부정적인 다양한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긍정적 뉴스만을 푸쉬하는 기업을 볼 때, 소비자들은 오히려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러한 시대에 PR은 전통적인 프로모션(promotion)에서 벗어나, 즉 장점만 무작정 알리고 부각시키는 것을 피하고, '그들'이 우리의 장점을 찾아오도록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휴...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어떻게 언제쯤 실천해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당분간 한 몇 년간은 이런 고민이 떠날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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