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정용민 부장님이 얼마전 <내 생애 첫 추천평>이란 글을 올렸는데, 이 책은 남의 책 뒷 표지에 실린 내 생애 첫 추천평쯤에 해당되는 것이다. 사실, 저자인 김경한 사장은 나의 사촌형이다. '경한이 형'은 삼성항공, 한국능률협회, 아더앤더슨에서 경영혁신과 고객만족분야의 일을 해 왔고, 거의 15년전부터는 자신의 회사인 TOPCS를 경영해오고 있다.

친척이라고 모두 자주 연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컨설팅사를 거쳐 자신의 사업을 하는 형과 나는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편이어서, 그런 나를 형은 가끔씩 불러다 자신의 경험담과 나의 상황을 연결시켜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좋은 자문역인 셈이다. 게다가 밥과 술을 공짜로 사주니 더 좋다:)

책 제목은 <서비스 비타민>이고, 여기에 실린 나의 추천평은 다음과 같다:

"2010년까지 우리의 현실이 될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기업의 고객 서비스를 혁신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 만약 시간이 없다면 제 5장만은 꼭 읽어보고, 그 중 세가지 비타민은 꼭 적용해보기를.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인 롤프옌센이 주장하는 '경험경제'를 기업이 서비스 혁신 차원에서 실제로 풀어내는 매뉴얼이 될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올해 4월에 나온 것이어서, 나의 소개가 "에델만코리아 김호 사장"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에 대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관심있게 보았던 부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다음 구절이다.

"이와 같은 필자의 주장은 얼핏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들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사회 속에서는 어느 누구나 행동규범을 가져야 한다...... 이는 고객도 행동규범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즉 고객의 행동규범도 정하고, 고객도 이 행동규범을 지키도록 요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 고객도 제재를 받아야 한다. 사회에서 제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추방으로.

고객의 무례한 행동은 다른 고객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무례한 고객을 방치하는 경우 또는 다른 고객에게까지 불쾌감이 전달되는 언행을 하는 경우, 이 고객은 서비스 사회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 그러나 이를 기업이나 서비스 제공자가 방치하는 경우 또는 무례한 행동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경우, 이를 지켜보는 다른 고객은 이런 사회속에 자신이 같이 있다는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고객이 취할 유일한 방법은 다시는 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서비스비타민, 45-46쪽)

(아마도, 위의 글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클럽 같은 곳에서 보이는 '기도'들일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블로그나 미니홈피등의 악플을 생각했다. 인터넷이라는, web 2.0이라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속에서 행동규범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을. 이는 지난번 세번째로 올렸던 파드캐스팅
<"Want to play?" - That's the Spirit of Social Media!>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소셜 미디어에서 want to play라고 "손내밀기"가 보다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참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행동규범의 적용이 필요할 것이다.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바라는 점은, 이러한 블로거들의 행동규범이 누가 강요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속에서 자율적으로 생겨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나저나, 늘 술과 밥을 얻어먹기만 하고, 게다가 컨설팅까지 공짜로 해준 '경한이 형'에게 조만간 술이나 한 잔 사야겠다.


서비스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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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3 10:55 2007/08/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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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ckey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컨설팅을 몇 년 하면서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것이 영업이었습니다.
    물론 성숙되지 못한 컨설팅 산업의 문제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원하는 것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는 수싸움으로 부터 시작하여, 지적재산권의 문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퍼주기식 자료 제공을 원하고, 거기다가 컨설팅 서비스를 기존의 타 업체의 수행 자료로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실로 예의없는 고객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물론 거꾸로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더 예의없는 컨설턴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윗분들이 고객만족을 열변을 토하실 때면 고객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기도 합니다...
    컨설팅 자체가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지요...

    2007/08/03 17:17
    • 김호  수정/삭제

      역시, 무엇이 잘 되기 위해서는 양자가 모두 발전해야지요. 대통령도 따라야 하는 행동규범이 있어야 하듯, "고객은 왕"이라는 말을 고객은 맘대로 해도 된다...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지요. 고객도 지켜야 할 예의와 행동규범이 있지요. 읽지도 않을 "리포트를 위한 리포트"를 무한정 요구한다든지, 위기상황이라면 물론 24시간 전화할 수 있겠지만, AE들에게 내일 통화해도 되는, 급한 사안도 아니면서 밤 11시가 넘어도 거리낌없이 전화를 한다든지... 이런 상황 때문에 상처받는 AE들이 있지요.

      2007/08/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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