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조직을 위해 희생한게 얼마인데..."라며 울음짓는 직원을 볼 때가 있다. 그런 자신이야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마는, 솔직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만약, 내가 어디가서 "에델만의 성공을 위해 저는 제 자신을 희생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치자. 사람들은 아마 혀를 차며 "미친놈"이라고 욕할 것이다. 에델만의 성장과 성공의 좀 앞자리에서 나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적어도 50%는 행운이 따랐던 것이다. 2002년, 에델만 네트워크에서 보잘 것 없던(늘 바닥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오던) 에델만 코리아 오피스에 나름의 위험을 끌어 앉고 부사장으로 들어갔을 때는, 내 나름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계산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고, 다행히 이루어진 것이다. 속된 말로 한 때 '운좋은 놈'이다. (그리고, 이런 운이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희생이란 말은, 이번 인질 사태에서 자신이 석방될 수 있었음에도 타인에게 이를 양보한 이지영씨와 같은 이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야구에서 희생 번트, 희생 플라이 등의 말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자기 자신의 삶이나 행동에 '희생'이라는 말을 쓸 때는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썼으면 한다. 나도 살면서 '희생'이라는 말을 써 왔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희생'이라는 말의 많은 부분은 한 측면만을 부각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반대편에는 다 자기 나름의 계산이 있었고, 돌아올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한 것이다.

보통, 그런 기대가 무너졌을 때, 자기가 계산했던 것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 때, 사람들은 '희생'을 들고 나온다.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심지어 내가 내 자신의 특정 행동에 '희생'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싶은 마음이 꼬리를 보일 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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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2005년에 big deal project에 패배하고 나서 사무실 개인 PC 위에 써 놓은 문구가 있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문구 인데...당시 저에겐 엄청난 충격이었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문구는 '승자는 몸을 바치고, 패자는 혀를 바친다'는 것입니다. 참 의미있는 것이지요. 호 선배가 지적한 것 처럼...'희생'이라는 말을 함부로 하는 친구들은 곧 '혀'를 바친 것이겠지요...후후후

    2007/08/25 15:47
    • 김호  수정/삭제

      동감합니다. 승자는 결국 행동으로 보여주겠지요. 또한, PR이 많은 부분 조직내부에서 혀를 바치는 것으로 스스로 역할을 해 온점도 있고, 그런 인식이 팽배하지요. 정부장님이 알려준 승자와 패자의 차이점에서, PR이 어떻게 승자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이제 투명성의 시대에 이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2007/08/25 18:28
  2. 왕구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님 글도 멋지지만 위에 정용민님의 댓글에 글귀가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제가 요즘 그 글귀를 마음속에 책속에 담아두고 되뇌이고 있답니다. 제 블로그에 관련 글을 하나 적었는데 애석하게도 트랙백이 안되네요. 티스토리와 테터간의 플러그인 충돌 문제일까요? ㅋㅋ 트랙백을 대신해서 이 곳에 링크를 남기겠습니다. http://gooranet.tistory.com/164

    2007/09/20 14:23
    • 김호  수정/삭제

      핵심을 찌른 말이지요. 몸 vs. 혀.
      앞으로 몸과 혀가 일치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말입니다.

      2007/09/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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