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의 소리굽쇠?

Communication POV 2007/10/10 13:27 Posted by 김호
1. 아틀랜타 도착 이틀째입니다. 시차로 어제 잠을 좀 설쳤고, 오늘 역시 그럴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지하철을 타고 Atlanta에 있는 CNN 본사 스튜디오에 갔었습니다. 뉴스룸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것이었는데, 투어중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고, 사진은 일절 찍지 못하게 하더군요. CNN 본사에 도착했을 때, 외부에서 찍은 동영상(저로서는 처음 찍은 것이라 영 어색합니다:)과 사진을 잠깐 보여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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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동영상은  CNN  본사 빌딩에서  두 사람이 작업(청소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른 작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을 하고 있는 모습이고, 왼쪽 사진은 CNN  본사 입구 모습입니다. 투어에서 볼 수 있는 내부 모습들은 CNN Tour 사이트에서 일부 보실 수 있습니다.

TV에서 보던 뉴스룸과 일부 눈에 익은 앵커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CNN  내부를 돌아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에서  '미는' 주요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Anderson Cooper 360 (-degree)라는  것인데, 홍보용 T-Shirt등에 보니  fact, truth 등의 단어들을 '편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을 바라보는 저는 어쩐지 '편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케팅 차원의 타이틀이겠지만 (그리고, 그 타이틀을 가지고 시비를 걸 생각은 아니지만), 아무리 공정한 뉴스라 하더라도 하나의 사건을 360도의 각도에서 볼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공정성을 떠나, 인간은 360도의 각도에서  한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45도의 좁은 시각을 가진 사람과 90도, 혹은 120도의 '좀 더 넓은' 각도에서 바라보려고 하는 사람의 차이는 분명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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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런 생각을 하다가, 엉뚱하게도 지난 주 서울에서 피아노 조율하던 모습이 생각 났습니다. 얼마 전 산 중고 피아노의 조율을 했는데, 이 때, 조율기술자가 사용하던 소리굽쇠를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소리굽쇠(tuning fork)는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포크모양으로 생긴 굽쇠로, 조율을 시작할 때, 이를 고무로 된 물체에 '땅'하고 쳐서 여기에서 나는 소리를 귀 뒷부분을 활용하여(그래야 더 잘들린다고 합니다) 듣고는 첫 기준음을 잡기 시작합니다. 전체음의 기준을 잡는 것이었지요.

3. CNN의 투어와 소리굽쇠를 생각하며, PR의 기준이 되는 소리굽쇠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소리 굽쇠 모양을 따라 세 가지의 기준을 생각해보았습니다.

3.1. Client's (Organization's) Interests: PR업무를 하면서, 에이전시는 고객의, 그리고, 인하우스 홍보팀은 자기가 속한 조직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멋있게 '사실'과 공익에 기반한다라는 이야기를 먼저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케팅이나 영업, 재무, 인사 등 경영의 기능은 모두 조직과 고객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게 되어있습니다. PR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이것으로만 PR의 모든 기준을 삼기에는 모자른 감이 있습니다. PR의 소리굽쇠는 두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3.2. Facts (-based Stories): PR은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사실 기반의 이야기를 활용합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PR을 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지요.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솔직히, 사실(fact)을 기반으로 한다고는 할 수 있지만, 진실(truth)이라는 단어를 여기에서 쓰기에는 좀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PR은 자사(고객)의 이익이 되는 사실들을 주로 활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의 제품을 PR하면서 하나의 약이 가지고 있는 효과를 강조하지만, 부작용을 함께 부각시키지는 않습니다. PR이 전체적(혹은 균형된) 진실(the whole or balanced truth)을 항상 다룬다고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이지요. 이는 마치 변호사들이 자신의 고객에게 유리한 각도의 사실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행위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web 2.0시대, '투명할 수 밖에 없는 사회'로 진입하면서, PR이 언론과 공중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각도가 과거보다 더 넓어져야 할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일부 사실들을 말 안하고 버티는 것'이 과거처럼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3.3. Stakeholders' Interests: PR활동을 하는데 있어, 고객(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사실과 함께, 또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련 stakeholder들의 이익입니다. 이 역시 조금 설명이 필요한데, PR 프로그램을 디자인할 때는 당연히 주요 관련 stakeholder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고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타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에게만 이익이 되고, stakeholder들에게는 불이익이 되는 프로그램 자체가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고, 반대로 stakeholder들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고객에게는 불이익이 되는 프로그램도 현실성이 없지요. 따라서, 고객(조직)과 stakeholder들의 이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게 되지요. win-win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하나의 보도자료를 낼 때에도, 언론사나 독자/시청자들이 관심도 없어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도 아니면서, 고객(조직)에게만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밀어 붙여봐야 제대로 PR이 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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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PR의 소리굽쇠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왼쪽과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소리굽쇠의 중심에는 고객(조직)의 이익이 자리를 차지하고, 이것이 사실, 그리고 스테이크홀더의 이익과 만나는 지점에서 PR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자정이 다가오네요. 오늘은 제대로 잠을 자도록 노력해봐야 하겠습니다.

참, 마지막으로 그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유명한 정치/정책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Kathleen Hall Jamieson의 저서에서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거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왜 우리가 일반적으로 뉴스를 '스토리'라고 이야기하는지를 한 번 생각해보라고. 뉴스란 사실에 근거하지만, 사실을 가지고, 특정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따라서, 거기에는 영웅이 있고, 악당이 있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결국, 언론이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시각은 늘 특정 방향에서 '이야기'를 전달하게 되어있습니다. 언론은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하고, 이는 칭찬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내가 진실이다'라는 태도는 함부로 가져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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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정식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사장님, 미국가셔서도 역시 열심히 블로깅하시는군요^^. 좋은 모델이 될 것 같네요~. 저도 에이젼시와 정부에서 일을 하다보니 나름 일반화 시킬 수 있는 상황들을 모델화 시켜볼려는 생각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사장님과 좋은 인연으로 PR의 역할 이란 통섭의 화두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요. 컨퍼런스에서 뵙죠^^

    2007/10/10 18:06
    • 김호  수정/삭제

      최 팀장님.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도 뵈니 좋네요. 맞습니다. 에이전시와 정부에서의 경험을 나누어주신다면 PR업계에도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그런 작업들을 꼭 해주시길. 네. 앞으로 PR과 통섭에 대해 좋은 화두들 나누어가지요. 다음달 컨퍼런스에서 뵐께요.

      2007/10/10 18:19
  2. 최정식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드백이 빨라 좋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끄적이다 김호사장님과 다른분들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본격적으로 블로그 개편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좀더 왕성하게 이야기 하시지요. 고맙습니다^^

    2007/10/10 18:30
    • Hoh  수정/삭제

      기대되네요. 오픈하면 주소 꼭 알려주세요.

      2007/10/10 19:00
  3. 길이권  수정/삭제  댓글쓰기

    "pr의 소리굽쇠"라는 글귀가 마음에 팍 꽂힙니다.. 호형님께서 정의내리신 부분이 다른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소리굽쇠"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사물을보는 기준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호형님으로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단서를 찾은 것 같습니다..
    이번 모임에 나오셔서 좀 더 많은 이야기 했으면 하는데...아쉽습니다. 미국생활 건강히 보내시고 오시면 많은 이야기 부탁드리겠습니다.

    2007/10/11 07:32
    • 김호  수정/삭제

      이권. 감사. 투자에 대한 소리굽쇠가 무엇일지 정리되면 내게도 귀뜸해주길:) 그리고, 이권의 블로그 링크도 알려주고. 다음에 돌아가서 또 뵈요. 저도 이번에 함께 못해서 아쉽네요...

      2007/10/11 12:11
  4.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틀란타 공항에서 콜라를 사 마신적이 있는데...콜라의 고장 애틀란타의 콜라 맛도 별 다름이 없었다는 거...쩝. 콜라 맛나게 드시면서 좋은 여행하세요:)

    2007/10/11 20:36
    • 김호  수정/삭제

      ㅎㅎ... 여기 콜라라고 뭐 별 수 있겠어요? 잘 지내시고, 돌아가서 또 뵈요~

      2007/10/11 20:40
  5. 꼬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5년에 태터툴즈로 회사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해 오던 업무에 대한 생각이 계속, 많이 바뀌어 오고 있습니다. 예전엔 무척 중요한 포션을 차지하던 업무가 웬지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예전엔 당연히 했던 일을 그냥 하기엔 지금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제가 정리를 하기엔 벅차다고 느낄 만큼, 무언가 많이 변화하는 속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호 사장님과 같이 통찰력 있는 선배님들이 새로운 시대의 이론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2007/10/11 22:52
    • Hoh  수정/삭제

      통찰력. 갖고 싶은 것이지요. 저는 오히려 꼬날님처럼 웹 2.0의 진원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답니다. 물론, 블로그가 훌륭한 대화의 툴이 되고 있어 참 다행이지요. 심지어, 이렇게 멀리에서도 말입니다.

      2007/10/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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