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Influence)

PERSUASION 2008/01/18 15:45 Posted by 김호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통 블로깅을 못했네요. 이제야 겨우 좀 정신 차리고, 모처럼 쉬고 있습니다:) 저 처럼 잠 좋아하는 사람이 이번 주는 하루에 4-5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못했네요. 그것도 편치 않게... 지난 일요일 오후 아리조나 Tempe에 도착, 월요일 아침부터는 아리조나 주립 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 캠퍼스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2005년 가을, 저는 휴가 차 아리조나에 와서 여행도 하고, 이틀간에 걸쳐 Principle of Persuasion(줄여서 POP이라고 합니다) 워크샵을 들었습니다. ASU의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가 쓴 <설득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기술을 배우는 워크샵이었습니다.

그런 경험 해 보시지 않았나요? 자기 개발서나 프리젠테이션, 혹은 설득기술 등에 대한 책을 읽으면 잘 읽고 나서 좀 공허한... 잘 나가는 사람들의 자기 경험을 써 놓은 것인데, 읽을 때는 그럴듯 해도, 읽고 나서는 별로 적용이 잘 안되는... 그렇다고, 학자들이 써 놓은 이론서를 읽으면, 구조적으로 정리는 잘 되고, 박스로 그린 모델들은 그럴 듯 한데, 역시, 실 생활에는 잘 적용이 되지 않는... 결국, 과학과 실제 경험. 두 가지가 모두 잘 어우러져야 뭐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POP 워크샵은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설득 분야의 책 중에서는 제가 알기로도 그렇고, 이 곳에 와서 만난 미국 각 회사에서 온 사람들도 과학적으로 테스트를 거친 거의 유일한 책으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치알디니 교수는 평생 설득 분야를 공부하다가 중간에 3년 동안, 자신의 연구가 실제 비즈니스 세계와 일치할 수 있도록, 설득을 가장 잘 하는 사람들의 세계에 잠입하여 실제 경험을 거쳤다는 사실입니다. 광고 에이전시, 텔레 마케터, 보험 판매, 자동차 판매... 등등, 실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실제 생활에서 테스트하고, 지난 60년 동안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집대성한 책이 바로 설득의 심리학이지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는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POP 워크샵을 마치고 나서, 저는 이를 제공하는 Influence At Work라는 회사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POP 워크샵 트레이너 자격 과정을 꼭 마치고 싶었습니다. 작년부터 IAW와 구체적인 상담을 하고, 지원을 하여, 결국, Train the Trainer과정을 받게 된 것이 바로 이번 주였습니다. 4일 동안 Cialdini 교수와 IAW의 director이자, 역시 ASU의 심리학과 교수인 Neidert 교수, 그리고, 이번에 참가한 6명의 미국 전문 트레이너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1년에 인증 트레이너는 두 번에 걸쳐 12-15명 정도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CMCT(Cialdini Method Certified Trainer)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데, 시작하기 한 달전부터 계속 스터디 자료를 보내주어서, 미리 공부를 하고 오게 합니다. 월요일에는 치알디니 교수가 직접 이틀간의 과정을 압축하여 하루 동안에 보여주고, 그날 저녁부터는 자신이 직접 진행할 워크샵 오디언스에 맞게 연습을 하여, 둘째날과 셋째날에 사람들 앞에서 진행을 하고 평가를 받습니다.  둘째날은 자신이 준비해온 것을 발표하고, 셋째날은 첫째 날 제비뽑기를 하여 주어진 부분을 연습하여 발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오늘은 아침부터 80문항이 넘는 객관식 시험을 봅니다. 오늘 오전 시험을 치루면서, 내가 마지막으로 객관식 시험친게 언제인가...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2005년 이후로, 제 설득의 기술이 더 좋아졌다면, 아마도, POP 워크샵의 영향이 컸을 것입니다. 당시에도 워크샵에서 돌아오자마자, 매주 금요일 있던 에델만 전직원 미팅 때, 트레이닝을 했었지요.

오늘 시험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파티를 했습니다. 특히, 어제는 잠을 제대로 못자 피곤했지만, 그래도 과정을 마치고 나니 속이 시원하더군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설득의 최전선 산업이라할 수 있는 PR에서 10년을 지냈지만, Influence라는 시각에서 다시 한 번 이 산업이나 커리어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5년 POP과정을 거치면서, Influence라는 것이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CEO나 마케팅, 세일, PR, 광고할 것 없이 얼마나 중요한 topic인지를 깨달았지요. 또한, 이 워크샵에서 배우는 것은 상대방이 거짓으로 나에게 influence를 쓰려고 할 때, 이를 알아내고, 방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과정을 거치면서, 중간에 토론을 했지만, Web 2.0의 시대에 6가지 원칙 중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는 것들이 부각되더군요. 대표적인 것이 Social Proof/Consensus 였습니다. 그야말로 '나같은 사람들'의 영향력이 증대하는 것이지요. 같은 책을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강의할 때, 위기관리의 입장에서 한 번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웹 2.0이라는 관점에서 또 생각해보니, 흥미롭더군요.

지난 번 여기에서도 권했었지만, 모든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2008년 여름에는 첫 워크샵이 런칭(launching)될 예정입니다. 이제부터 열심히 각종 자료 번역 작업에 들어가야 하겠습니다...ㅠㅠ. 아래는, 오늘 과정을 마치고, 파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에 보시는 인물이 바로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입니다.
 



Hoh with Dr. Robert Cialdini Robert Ciald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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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키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포스팅이 뜸하신 이유가 있었네요. 김호선생님과 치알디니 교수님 멋지게 나오셨는데요. 그리고 2008년 워크샵이 벌써부터 기대되요. ^^;

    2008/01/18 16:23
    • 김호  수정/삭제

      에이전시 생활은 잘 하고 있지요? 저도 한국에서 이 워크샵을 소개하게 되어 기대가 된답니다!

      2008/01/21 06:55
  2. 황상현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득의 심리학' 가끔 기고문 대필(^^)이나, 외부에서 발표를 해야할 자리에 자주 인용하는, 제가 손꼽아 아끼는 책 중 하나인데, 직접 트레이닝까지 받으셨다니...역시 멋지십니다 호코치님 ~

    저는 요즘 시즌2를 보내면서, 회사에서는 설득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정에서는 감정을 상하지 않고 설득을 당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

    항상 좋은 글 RSS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2008/01/18 16:37
    • 김호  수정/삭제

      땡큐. 상현. 집에서 "감정을 상하지 않고 설등을 당하는 방법"을 연습한다니, 좋은 남편이군요:)! 상현도 건강 주의하고. 새해 좋은일 더 많기를.

      2008/01/21 06:56
  3. cansmile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득의 심리학을 군에서 전역하기 직전에 읽고는 전역해서 학과 임원을 맡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었죠.
    엠티나 학교 행사를 위해서 장소를 협의할 때 말도 안되는 낮은 가격으로 - 그래도 어느정도 현실성 있는 - 협의를 하기 시작해서는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에서 10~20%정도 할인을 받았더랬죠.
    흐음.. 제게 있어서는 정말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는 법칙이에요. ^^

    2008/01/18 17:13
    • 김호  수정/삭제

      Cansmile님처럼, 실제 생활에서 활용을 하는 분들이 바로 모델입니다! 좋은 사례네요. 감사. 앞으로도 더욱 영향력을 발휘하시길.

      2008/01/21 06:57
  4. 이명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분이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이시군요.생각보다 더 멋지게 생기신것 같습니다.헤리슨 포드 느낌도 나고요.ㅎㅎ

    2008/01/18 17:14
    • 김호  수정/삭제

      맞아요! 저도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해리슨포드입니다. 최근에는 수염을 길러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2008/01/21 06:57
  5.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설득의 심리학이 아주 필요합니다...고민입니다. 한국오셔서 저 먼저 카운셀링 해주세요. Good trip. :)

    2008/01/19 18:33
    • 김호  수정/삭제

      PR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싶어요. 그나저나, 무슨 문제라도... 정 부사장님이야 한 설득하시는 분인데! 언제 서울 가면 점심한 번 같이 합시다요.

      2008/01/21 06:58
  6. 나우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득"이라는 단어 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는 생각인데 소중한 자리에 참석하신 것 같군요.. 사회가 다원화되고 개성이 강해지면서 설득 혹은 대화에 대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2008/01/21 13:58
    • 김호  수정/삭제

      네. 어려운 주제이지요. 남을 설득하는 것도 힘들지만, 자기 설득도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2008/01/2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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