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기자에 대해 "무조건 잘보여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을 알게 모르게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기업의 한 홍보팀장으로부터 "몇 몇 임원이 평기자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며 쩔쩔매니..., 앞으로 그 기자가 임원이 아닌 홍보팀장을 어떻게 볼까..."라고 걱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기자와 감정적으로 싸우고 공방하는 임원도 문제지만, 무조건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는 임원도 문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기자의 질문에 모두 답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질문을 요리 조리 피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지만, interviewee로서 상식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절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최근 CNN 인터뷰가 좋은 예입니다. 뉴시스의 기사를 받은 조선닷컴의 포토 기사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를 보면, UN의 자원봉사자로 이라크를 방문한 안젤리나 졸리에게 CNN기자가 인터뷰 말미에 그녀의 임신여부에 대해 묻자 기자에게 살짝 면박을 준 것인데요.

CNN의 원문 기사 <Transcript: CNN interviews Angelina Jolie>를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기자:
There are reports out of Hollywood that... (laughs)

졸리: Oh don't. Stop it. (interupts I had to ask) Stay true to your tradition. You're CNN. Don't do it!

기자: I know that's why I have to... (Laughs)

졸리: But I don't have to answer. OK?

기자: No you don't. I completely and totally ... you're right and will not press the matter.

졸리: Thank you.


안젤리나 졸리가 CNN 기자의 적절하지 않은 질문에 대해 답을 거절한 것도 잘했지만, 그녀가 거절한 방식이 더욱 맘에 든다. "Stay true to your tradition. You'r CNN." 매우 스마트한 마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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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oru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겪어본 클라이언트들은 대부분 매체에 따라서 극단적인 반응을 보여주더군요. 어떤 매체에는 너무 쩔쩔매거나 어떤 매체에는 너무 무시하거나.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2008/02/14 12:53
    • 김호  수정/삭제

      다들 겪는 난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2008/02/12 08:11
  2.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지나치치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포지션이겠지요. 일단 너무 지나치거나 너무 무심하거나 하는 인하우스의 공통점은 '기자를 실제로 잘 모른다'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잘아는 친구나 지인에게 그러는 경우들은 보통 없겠지요.

    아무튼 졸리의 뱃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었을까요? 뱃심? 혹은 아기? :)

    2008/02/11 14:11
    • 김호  수정/삭제

      그럼요. 잘 아는 기자에게 그럴리는 없겠지요. 문제는 아는 기자하고만 인터뷰를 하거나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겠지요. 졸리 뱃속에는...음. 둘 다 있지 않을까 싶어요.

      2008/02/12 08:12
  3. 행복한 나눔 전도사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무조건 다 답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예전에 호 사장님^^으로 계실 때 클라이언트의 미디어 트레이닝 해주셨는데, 그 때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불리한 질문을 내게 유리한 스페이스로 가져와서 대답하는 법~그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

    2008/02/12 18:01
    • 김호  수정/삭제

      실무에서 잘 사용하길! 잘 지내고.

      2008/02/13 22:14
  4. 꼬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혹 솔직에 얽매여 대화의 묘미를 놓치는 인터뷰이이들을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No도 있고 가끔 살짝 바보 같더라도 안 할 말은 안해야 하고 스킵할 건 당당히 스킵할 줄도 알아야 좋은 것 같아요. 졸리의 답변 정말 맘에 드는걸요. 당당!

    2008/02/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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