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이라 그런지,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차 안에서 유심히 들었다. 다양한 성격의 국민들을 고려했어야만 한다는 점을 이해하더라도, 취임사를 듣고나서 내가 떠올린 것은 Washington Post의 전설적 기자인 David Broder가 1995년 1월 26일 당시 클린턴의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연설에 대해 쓴 칼럼 "An Opportunity Missed"이다. 그는 이 칼럼 첫 문단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It was a speech about everything, and therefore about nothing.
David Broder의 이 말은, 내가 기억하는 몇 개의 최고 커뮤니케이션 덕목 중의 하나이다. 모두를 다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과 같은 법이다.
도무지, 클라이막스가 없는 연설이었다. 적어도 내 후배들이, 그리고, 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나중에 CEO를 위해, 그리고, 대통령을 위해 연설문을 쓴다면, 오늘 연설문을 꼭 기억해두었다가, 따르지 않아야 할 교본으로 삼았으면 한다. 내용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를 담아내고, 전달하는 형식도 중요하다.
미래에는 더 이상 케네디나 링컨의 연설문 뿐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의 연설문도 명연설문으로 기억되고,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p.s. 그리고, 명연설문은 보통 길이가 짧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한다. 36분? 너무 길다.
재미난 부분이네요. 케네디의 그 부분은 vision을 제시하는 방법으로도 가끔 인용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말씀하신 부분과 관련해서, 외교에서는 두리뭉실한 표현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제 연설 같은 곳에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못하덜도, 얼마든지 포커스가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경우였는데, 그래서 더 아쉬웠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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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as a speech about everything, and therefore about nothing.
2008/02/26 07:52책 Stick에서 본 것처럼 정말 좋은 리드이네요.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은 뉴스에서 짧게나마 봤지만,
왠지 우리회사 사업계획처럼 두루뭉실하고 그냥 덕지덕지 개념어로만 바른 것같아 우울하던데요.
네. 아주 인상적이었던 문구였습니다.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겠지만, 때로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좀 뾰쪽할 필요가 있는데요.
2008/02/26 10:17오늘 모 정당산하 연구소에 가서 발제를 하고 왔는데...이해가 되더군요. 다들 말 못해서 갈증이 나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드라구요. 말들도 잘하고...잘한다...즉 길게 여러가지를 말한다는 뜻이죠.
이해가되요...이해가...
2008/02/26 13:10정말 '자~알 한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이겠지요...
고생하셨겠습니다...
2008/02/26 14:491962년 존 F 케네디는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킨다."는 사명선언을 했다.
2008/02/26 13:44만약에 존 F 케네디가 평범한 CEO였다면, "우리의 사명은 팀 중심적 혁신과 전략적인 주도권 확립을 통해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 'Stick' 에서 발췌 -
한편, 이렇게도 생각해봅니다. 한국정치인들이 존 F 케네디와 같이 정확한 시기(10년 안에)와 구체적인 내용(1. 인간이 달에 착륙, 2. 무사귀환)을 제시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동이기 때문에, 일부러 두리뭉실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아닌지...
부디 일부러,의도적으로 두리뭉실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ㅜㅠ
재미난 부분이네요. 케네디의 그 부분은 vision을 제시하는 방법으로도 가끔 인용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말씀하신 부분과 관련해서, 외교에서는 두리뭉실한 표현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제 연설 같은 곳에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못하덜도, 얼마든지 포커스가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경우였는데, 그래서 더 아쉬웠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2008/02/26 14:52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2008/02/26 15:37"저는 임기 5년내에 운하를 파서 국운을 융성 시키겠습니다."
라고 말을 했더라면. ㅠㅠ
저 같은 운하 반대하는 사람으로서는 죽을 맛이었을겁니다.
일부러 이야기안했다고 하더군요...
2008/02/27 12:38듣는 내내 지겨웠던 연설이었습니다. 연설을 위한 연설이란 느낌이 강했었는데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요.
2008/02/26 17:43It was a speech about everything, and therefore about nothing.
이 문구는 명심, 명심...또 명심..
그래도 추운 날 야외에서 안 들은게 다행이라 생각해야겠지요
2008/02/27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