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직업을 놓고 보면, 비전에 대한 고민은 세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업(業; PR이라는 業, 예를 들면),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그리고 나의 비전. 이 세 가지는 제각각이기도 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제게 비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신 분에게는 커다란 스케치북에 이 세 가지의 비전을 세 개의 원으로 그려놓고, 생각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 내가 다니는 회사의 비전. 이 문제도 아주 현실적으로 들여다보면, 결국, 회사의 리더가 꿈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리더가 비전을 가지고 꿈을 꾸지 않는 속에서, 직원이 꿈을 꾸고 해봐야 사실 현실적으로 비전을 갖고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장을 고를 때, 사장이나 임원과 인터뷰를 해보고, 뭔가 꿈이 느껴지는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너는 그런 사장이었니?'에 대한 답변은 제가 할 것은 아닌 것 같으니 생략하겠습니다.)


/ "PR이라는 業이, 특히 한국에서, 앞으로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은 매우 구체적인 것 같지만, 실은 뜬구름 잡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R Agency를 놓고 보지요. 아직도, 대기업 대졸초봉에 비하면, 한참 연봉이 초라할 때가 많습니다. 올라가는 기회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받는 입장에서는 또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부터도 AE때 그렇게 느낄 때가 있었으니까요.

PR의 비전을 "PR 해가지고, 앞으로 돈 많이 벌 수 있겠습니까?"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아마도 저는 대다수의 경우에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먹고 사는데에는 크게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PR이 직업으로서 앞으로 전반적으로 유망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투자은행의 평균 연봉처럼, 그렇게 전반적으로 높은 연봉을 기대 않는 것이 맞습니다.


/ 이 문제를 생각하다보니, 중간에 아주 긴 전선이 얽히듯이 좀 복잡했습니다. 누가 물어봐도 사실 그리 맘 편하게 답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를 했습니다.

"PR業이 앞으로 비전이 있을까요? 비교적 취업이나 승진의 기회도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 좀 넓다고들 하는데, 어떨까요?" 이런 분들은 보통 "괜찮다면 한 번 발을 담궈볼까 하구요..."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으로 보면, 이런 분들은 발을 담군 후 얼마 못 가서 다른 업(業)을, 다른 직(職)을 찾아 '비전'을 수정하는 것 같습니다.


/ 얼마전, 제가 참으로 아끼는 후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열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제게는 '확신'이 중요합니다." 아주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전에 대한 고민에 그 후배의 말이 답을 주었습니다.

"PR業이 앞으로 비전이 있을까요?"라고 누가 제게 묻는다면, "당신은 PR業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갖고 있나요?"라고 먼저 물을 것 같습니다.

결국, 業에 대한 비전은 자기 개인에 대한 비전과 동시에 맞물려 돌아갑니다. 業이 비전이 있을 것 같으면, 내 비전을 거기에 맞추는 것은 억지로 톱니를 맞추는 것이고, 곧 튕겨져 나갑니다.

'비전'이라는 말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나요? 연봉? 직책? 물론, 이 두 가지가 포함이 되기는 하지만, 가장 큰 그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業을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는 그 무언가가 중요한 그림이 아닐까요?

PR에 대한 '확신범'으로서 선배, 동료, 후배가 제게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몇 몇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이 매우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물론, 제 자신이 '확신범'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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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코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먼저 업에 대한 확신이 서야겠지만, 그래도 주위에 업에 대한 확신이 강한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얻고 있습니다.

    호 코치님이 걸어가시는 길도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저에겐 큰 행운이죠 ^^

    2008/08/02 22:41
    • Hoh  수정/삭제

      네. '확신범'과 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지요. 그런점에서 황코치역시 행운입니다.

      2008/08/03 11:38
  2. 꼬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신범 자리 고수하셔야 합니다 호사장님.. 씨익 ^____^

    2008/08/03 23:02
    • 김호  수정/삭제

      그말이 무섭고 반갑네그려:)

      2008/08/03 23:15
  3.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신있는 열정은 곧 '온전한 사랑' 아니겠습니까? 확신 없는 열정은 그야말로 '짝사랑'이죠. 천년 만년 짝 사랑 해봤자...비전이 보이겠습니까? :) 그런의미에서 확신이라는 말 참 섹시 하네요. 후후후.

    2008/08/05 14:56
    • Hoh  수정/삭제

      온전한 사랑. 저도 해보고 싶어요:)

      2008/08/05 15:50
    • Hoh  수정/삭제

      여친의 '심각한' 항의로 위의 말 취소합니다:)

      2008/08/05 16:11
  4. 비밀방문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8/08/05 17:24
  5. 유연경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그날 저는 정말 많은 것을 얻었는데 특히 그 "확신"이라는 단어는 제 인생, 비전, 꿈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점을 주었어요.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간절한 열망을 담아 열정적으로 매진해오기는했지만 늘 기회비용이나 시간에 쫒겨 본질을 잊고 살아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언제 한번 시간을 내어 "이 분야에 확신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적이 있었던가.. 하는..

    타인의 시선이나 자신의 욕심에 얽매이지 않는 확신 있는 삶을 사는 것이야 말로 행복이 아닐까요?

    아직은 정해진 목적지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내온 날들이 차곡차곡 쌓여 때로는 단조로 때로는 장조로 각각의 음들이 어우러져 멋진 곡을 이뤄낼 것을 믿으며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입니다.

    다 교수님과 치어리더님 덕분이지요! 하하하 :)

    2008/08/06 21:26
    • Hoh  수정/삭제

      네. 자기자신에게 솔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운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니 다행. 연경은 용기가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일 있을 겁니다.

      2008/08/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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