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A가 한 과자업체 B에서 일한다고 치지요. 하루는 신문을 보니, B업체에 대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안 좋은 사건이었다고 치지요. B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야, 어떻게 된거니?" 만약, 그 친구가 기사에 나온 B社의 입장을 그대로 읽어주었다면 어떨까요?
지난 8월 14일 식약청의 발표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오리온이 미국에서 수입한 허쉬(Hershey) 초콜릿의 유통기한을 변조했다가 적발되었습니다. 자주 사먹는 것은 아니지만, 허쉬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는데요. 문제는 언론 보도나 홈페이지에서 (주) 오리온의 입장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하여 오리온의 홈페이지 고객만족센터에 문의를 하였더니 아래와 같이 답변이 왔습니다.
언론 보도(한겨레)에 따르면, "식약청은 '고의적인 유통기한 변조로 판단된다'며 업체를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되어있는데, 오리온으로부터 받은 답장에는 "사건의 경위와 관계없이... 책임을 통감하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간편하게' 답변하는 것이 이해는 갑니다. 위기 대응에서는 전통적으로 답변 메시지를 길게 하지 말 것이며, 괜히 부담스럽게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론에도 기사가 나갔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까지 한 소비자들(그 중에는 저와 같은 블로거들도 있겠지요)에게는 '의례적인' 사과를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왜 그럴까요? 위기 커뮤니케이션 1.0은 기본적으로 public communication, 즉, 공중에게 1 대 다(多)의 패러다임에서 메시지를 작성합니다. 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 2.0 (제가 Cool Crisis Communications이라 부르는)은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personal media)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personal communication이라는 성격을 메시지 디자인에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지요. 물론, 블로거들과의 대화는 전통적인 personal communication이라기보다는, 세상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public communication이 함께 혼재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 포스팅 맨 위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위기 대응 메시지를 친구사이의 전화통화처럼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그 보다는, (인터넷이라는 공개된) 무대위에서, 친구(블로거)와 이야기하는 상황 정도를 상상해야 한다고 표현하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만약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다면, 위와 같은 메시지는 어떻게 고쳐야 했을까요? '사건의 경위'와 상관없이가 아니라, 무엇이 사건의 경위였는지를 밝히고, 대응책에 있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2.0으로서 Cool Crisis Communication에서는 때때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사장님 이하 회사의 전직원이 함께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식당에 있던 TV를 통해 주스음료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YTN의 뉴스보도를 접하였습니다. 얼마전 오리온 초콜릿의 유통기한 변조에 대한 뉴스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이번에는 쥬스에서 이물질이라니... 이런 뉴스를 접하였을 때 일반인이라면 '저런 나쁜 놈들...다신 저 제품 사먹지 말아야지'라고 할테지만 PR하는 사람들은 '저 회사가 지금 어떻게 위기관리를..
1대다 커뮤니케이션과 일대일 커뮤니케이션간에는 tone & manner에 다름이 있어야 한다는 insight에 동의합니다.
사실 오리온은 해당 답변에 대해 문제점을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그렇게 큰 실수인가 하는 자문도 가능하겠지요.
해당 유통기한 변조문제의 경우에는 오리온의 케이스와 같이 외주 및 유통과정상의 문제점을 흔히 안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주체로서는 그저 사소한 일일 뿐더러 어떻게 할수도 없는 일로 치부하기 마련입니다. 한마디로 '먹어도 안죽거던~'하는 의식이 위기관리 주체의 내부 포지션이란 뜻이지요.
따라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메시지에 있어서도 그렇게 공을 들인 흔적이 없고...일반 소비자들도 한순간 '에이...'하다가 또 사먹는 순환이 계속되는거겠지요.
네. 오리온이 블로거를 의식하고 메시지를 작성하지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사실 많은 소비자들도 이런 메시지나 무응답에 개의치 않을 수 있겠지요. 문제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를 위해 이런 논의를 위기관리 실무자들끼리라도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부사장님과 저처럼 말이지요 칼국수집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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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다 커뮤니케이션과 일대일 커뮤니케이션간에는 tone & manner에 다름이 있어야 한다는 insight에 동의합니다.
2008/08/21 09:31사실 오리온은 해당 답변에 대해 문제점을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그렇게 큰 실수인가 하는 자문도 가능하겠지요.
해당 유통기한 변조문제의 경우에는 오리온의 케이스와 같이 외주 및 유통과정상의 문제점을 흔히 안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주체로서는 그저 사소한 일일 뿐더러 어떻게 할수도 없는 일로 치부하기 마련입니다. 한마디로 '먹어도 안죽거던~'하는 의식이 위기관리 주체의 내부 포지션이란 뜻이지요.
따라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메시지에 있어서도 그렇게 공을 들인 흔적이 없고...일반 소비자들도 한순간 '에이...'하다가 또 사먹는 순환이 계속되는거겠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만 '문제'라고 아는 부분이란 이야기죠....후후후...
네. 오리온이 블로거를 의식하고 메시지를 작성하지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사실 많은 소비자들도 이런 메시지나 무응답에 개의치 않을 수 있겠지요. 문제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를 위해 이런 논의를 위기관리 실무자들끼리라도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부사장님과 저처럼 말이지요
칼국수집에서 봐요.
2008/08/21 10:01오리온이 블로거를 인식하지 못함은 아마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이 블로거의 영향력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8/08/21 14:55위의 포스팅을 읽고 '오리온'키워드로 블로그 검색을 해 보니 언론기사를 스크랩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대화나 비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블로거들 사이에서 오리온의 유통기한 변조에 대한 이슈에 대한 활발하고 적극적인 비판과 비난이 있었다면 그에 대응하는 오리온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혹은 메시지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블로거들이 기업의 이슈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기업들도 블로거 관계에 관심 가질 이유가 없겠지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번에 블로거들의 이슈 제기가 있었다면, 당연히 오리온의 메시지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08/08/21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