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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1/04 스카프를 위하여 (12)
  3. 2007/12/28 목공일기 2007. 12. 27. (16)
  4. 2007/12/23 목수일기 2007. 12. 2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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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7/04/07 Bookshelf 2.0? (4)
  7. 2007/03/26 조지 나카시마와의 만남. 그리고 1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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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끔찍이도 좋아하는 친구가 찍어서 보내 준 사진인데요. 작년초 쯤 그 친구를 위해 만들어주었던 사다리꼴의 벤치 의자입니다. 아직 잘 쓰고 있다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진에 빛이 들어가서 잘 안 보이지만, 윗면은 파란색을 칠했구요. 나머지는 그냥 나무에 기름을 먹여서 만들었습니다. 괜히 사각형이 아니라 사다리꼴로 디자인을 했다가, 저도 선생님도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사진을 보니, 요즘 목공소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좀 답답해졌습니다. 당분간 몇 달은 못 나갈 것 같구요. 다시 나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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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로그순례 19 - 세련되고 전략적인 하프타임 http://hohkim.com

    Tracked from Life 2.0  삭제

    블로그는 참으로 재미있는 도구이다. 이력서대신 블로그를 활용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던데, 아주 합리적인 방법같다. 일회적이고 간략하기 그지없는 이력서에 비해, 블로그는 복합적이고 전면적이며 장기적으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른 카테고리는 딱딱해보여서, 눈에 띄는대로 Story, Art for life, hoh's halftime 카테고리의 포스트 몇 개를 읽었을 뿐인데, 이 블로거의 경력과 상황과 기질이 손에 잡힐듯하다. ^^ 게다가..

    2008/05/13 21:50

스카프를 위하여

hoh's halftime/Hoh, Woodworker 2008/01/04 02:26 Posted by 김호

제게는 스카프와 머플러를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옷은 보통 청바지에 티셔츠나 스웨터 정도로 꾸밈없이 입는 친구인데, 스카프와 머플러에는 욕심을 내는 친구지요.

이 친구는 제게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 세계를 처음 소개해주었고, 제가 목공이라는 세계에 빠져든데에 가장 큰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친구가 스카프와 머플러를 모두 모아 한 곳에 담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서랍장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하여 미국 여행과 이사로 목공소에 나가지 못한 두 달을 빼고도, 꼬박 다섯 달이 걸려 오늘에야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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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 이름의 이니셜을 모티브로 하여 스케치를 한 달 이상은 거듭했는데요. 다소 불안하게 보일 수 있지만, 아주 견고하고 단단합니다. 사진에서처럼, 일곱 개의 서랍을 세 단으로 나누고, 각 서랍에는 레일을 달아, 아주 부드럽게 열리고 닫힙니다.

재료는 이번에도 참나무(oak)를 썼고(우리나라의 참나무값 너무 비쌉니다! 좀 싸졌으면 좋겠어요...), 서랍의 바닥은 편백나무를 사용했는데, 그 향이 아주 깊지요. 밑에는 바퀴가 달려있고, 각 단은 취향에 따라 360도까지 회전시켜 사용 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공간이 아주 넓지 않으면 회전을 별로 권하지는 않습니다). 손잡이도 특별히 신경을 써서 주문을 한 것이랍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무슨 동네 가구점에서 제품 소개하는 문구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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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공을 시작한지가 벌써 1년하고도 반 년이 넘었네요. 공구통 만들기로 시작한 이래, 어느새 아홉번째 작품입니다. 처음으로 서랍장을 만든 것인데, 서랍을 만든다는 것이, 정말 중간에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로 쉽지 않더군요. 그 덕에 참을성을 배우기도 합니다만... 일곱 개의 서랍이 불과 2미리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로 평행을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 상당히 손이 많이 가는 공정이었습니다.

... 얼마전 이사를 하고나서, 식탁과 책장을 동네 마트에 가서 샀습니다. 가구들이 참 싸고 잘 만들어진 것들이 많더군요. 가구를 사서 들여놓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목공을 하는 것은 전혀 실용적인 의미가 없다고. 하긴, 서랍장 하나 만드는데, 반년 가까이 걸리니, 결코 실용적일수가 없지요. 그저, 구상하고, 스케치하고, 톱질과 대패질을 하고, 그리고, 완성되는 것을 보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장 큰 기쁨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나하나 제가 만든 것들은 모두 제 자식같지요. 그리고, 바쁘게만 살아온 저에게 느림의 미학을 최고조로 즐기게 해줍니다:)

휴... 어느새 새벽 두 시네요. 이제 자야하겠습니다.

참. 그나저나, 아홉번째 제 작품의 이름은 바로 '스카프를 위하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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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목공소에서 찍은 몇 가지 사진들입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설명을 하면... 1) 서랍을 만들기 위해 홈을 파고, 나무못을 끼워 조립하기 전에 작업대위에 놓은 사진입니다. 서랍이 들어가는 장은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 공정이 두 배는 더 걸리더군요...; 2) 모든 가구는 직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무못과 본드로 결합을 하고 나서는 직각이 맞도록 클램프라는 것으로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굳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때로는 클램프를 X자로 끼워서 직각을 맞추기도 하지요; 3) 1년 반 째, 제가 배우고 있는 목수 선생님의 모습입니다. 평생 나무를 만지며 살아오신 분이라 그런지, 인상이나 성품이 참 온화하시고, 차분하신 분입니다. 지난 번 여기에서 적은 것 처럼, 종종 목공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실 때, 삶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곤 합니다; 4) 함께 일하는 회원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 목공소에서는 늘 앞치마를 입고 살지요. 사실, 점심 이후면 종종 근처 가게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버릇이 있는데, 이 때도, 그냥 앞치마 입고 동네를 활보하곤 합니다:)

오늘도 목공소로 출근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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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미국일정, 11월의 이사와 새생활 적응 등... 이런 저런 핑계로 목공소에 두 달 동안 나가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에는 오랫만에 목공소에서 시간을 보내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프타임동안 서랍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제 본체를 완성했고, 26일 진행하는 워크샵을 마치고나면, 목공소로 나가서 서랍 조립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참나무(Oak)를 가지고 만들고 있는데, 나무와 나무를 요철 모양으로 파서 조립하기도 하고, 도미노(domino)라는 나무로 된 재료를 가지고 연결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에는 도미노를 가지고 나무판을 연결하기 위해 나무망치로 치다가, 결을 따라, 참나무 판이 쪼개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공을 배우면서 목수 선생님께서 "(물론, 실수를 줄여야 하겠지만,) 나무라는 것은 작업을 하다가 부러지거나 상처가나면, 이를 어떻게든 집성(나무를 붙이는 작업)으로 다시 쓸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그것은 제가 아직 서툴러서 위로가 되는 말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모험을 하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나무를 만지며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한 것을 느낄 때, 잠시 망치를 내려놓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때론 실수나 잘못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도 항상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나무와 마찬가지로. 또, 그런 믿음 때문에 삶에서 모험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연말에는 난로를 피운 따뜻한 목공소에서 나무를 만지며, 2008년 내가 하고 싶은 모험을 한 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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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3 11:48 2007/12/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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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30년이 넘도록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다 은퇴하셨다. 아버지 방은 두 면이 모두 책으로 꽉 차있고(그것도 반 이상을 정리하셨는데도 그렇다), 한 면은 스테레오가, 또, 방 한 편으로 의자와 책상(책상 위는 늘 책들로 어지럽다. 나의 책상이 늘 그렇듯...:), 그리고 바닥에 상이 놓여져있다.

나는 매주 일요일 아침 식사를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하는데, 아침에 도착하면 종종 성경을 읽으시거나 기도를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때마다 꼭 의자가 아닌 바닥에 앉아 상 위에서 기도를 하시거나 독서를 하시곤 한다. 은퇴를 하시기 전에는 주로 책상 앞 의자에 앉아서 원고를 쓰시느라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하시는 모습이 내게 익숙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런데, 은퇴 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주로 상 앞에 즐겨 앉아서 성경을 읽으시거나 기도를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아버지께 멋진 상을 만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한 4~5개월 전인데, 어떻게 디자인할지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았었다. 스케치만 4주 동안을 하다가 어느날 2가지 종류의 다른 원목을 4개의 판으로 자르고, 이를 결합하는 형태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각 판의 한 귀퉁이를 잘라내고, 이를 엇갈려 붙이는 형태로 만드는 것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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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Red Oak와 White Oak의 두 가지 나무를 쓰려고 했으나, 나무를 주문할  당시, white oak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maple을 써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시길래, 그것도 괜찮겠다 싶어 써 보았는데, 오히려 색다른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 더 좋았다. Oak와 maple로 상판과 다리를 서로 엇갈리도록 하였다.

이번에는 얇고 긴 Oak와 Maple을 사서, 이를 수평으로 붙여서 하나의 커다란 판을 만들고, 이를 잘라서 썼다. 목공소에서는 '집성'작업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정성은 더 들어간다.

그림에 보이는 것은 초벌로 기름을 발라 놓은 상태이며, 향후 며칠에 걸쳐 두 번 더 기름을 발라야 완성이 된다. 아무쪼록, 이 상에서 아버지께서 책도 읽고, 기도도 하시면서, 아버지의 '때'가 내가 만든 상에 잘 묻어나길 바란다.

아버지께서 사십대셨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내가 사십대가 되었다. 이제, 칠십이 넘으셨지만 앞으로도 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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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helf 2.0?

hoh's halftime/Hoh, Woodworker 2007/04/07 03:25 Posted by 김호

내게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가 둘이 있는데, 현재 이들을 위해 작업중인 (90% 완성 상태) 책장. 두 달째 작업중이다. 피아노 옆 공간에 놓을 책장을 만들기 위해 평범한 삼 단짜리 책장으로 시작하다가 다시 장난기가 발동해서 들쭉 날쭉하게 만들었다. 18mm 자작나무 합판(원목을 빼고는 지금까지 본 합판 중에는 유일하게 맘에 드는 것이 자작나무이다)을 이용했다. 보기에는 나무판 20개 정도 붙인 것 같아도, 들쭉날쭉한 디자인과 역시 쇠 못 하나 안 쓰고 만들다보니, 엄청나게 머리 써야 했다.

나름의 특징:

/ 6개의 칸을 세 개씩 높고 낮게 디자인하여 책의 높이에 따라 다양하게 넣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

/ 노란색으로 칠한 세 개의 나무판 위(특히 양 옆 바깥 부분)에는 책을 옆으로 쌓아 올릴 수 있도록 하여 보다 많은 책을 담을 수 있다는 점.

/ 뒷 판은 모두 위에서 2/3까지만 채우고, 1/3씩은 통하도록 놔두어서, 뒷 벽에 있을 수 있는 콘센트 등의 선이 쉽게 책장을 통과하도록 디자인한 점.

/ 그리고 무엇보다 6개 칸의 뒷 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카 둘에게 하나씩 나무판을 주고, 그리고 아버지(형) 어머니(형수), 할아버지(아버지), 할머니(어머니)에게도 하나씩 드려서, 각자 크레파스로 그려서, 책장의 제작 과정에 모두 "참여"하게 만들었다는 점.

우리가 Web 2.0의 특성 중 하나로 "참여"를 꼽는다면, 이 정도 가구에는 Bookshelf 2.0이라고 별명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아침에는 목공소에 나가 책장에 기름(project oil)을 바르고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나, 클라이언트 워크샵이 있는 관계로, 아무래도 이번 주는 못 할 듯.

책장을 만들며 바란 점. 10년 뒤에도 조카들이 이 책장을 보며 "나 어릴 때 아찌가 만들어 준 거라며!" 하면서 지금 이 때를 즐겁게 회상하길!

아래 사진은 작업 중에 찍은 책장 사진. 그리고 얼마 전 형 생일을 맞아 역시 18mm 자작나무로 만든 형의 서류함과 토요일이면 시간을 보내는 목공소의 한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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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7 03:25 2007/04/0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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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 1905-1990)는 미국에서 활동했던 일본인 목수(woodworker)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워싱턴 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과 MIT에서 건축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초 한 잡지에서 그의 작품(아래 보이는 의자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중의 하나입니다) 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그의 작품에, 그리고 무엇보다 목공일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작년 3월 그의 전시회가 열린다기에, 모처럼 휴가를 내어
찾았습니다. 미국활엽수수출협회(American Hardwoode Export Council)에서 그의 딸인 미라 나카시마를 초대한 세미나에도 참석, 그의 가구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4월부터 바로 목동에 있는 한 목공소에서 주말마다 목공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출장이 없는 한 빠지지 않고, 나가서 톱질에서, 대패질, 끌질 등을 배우는 작업이 어느새 이제 1년이 되어갑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몰랐지만, 목공일을 배우면 배울수록, 더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라기보다는 나무를 매만지고, 작품 디자인을 하고, 1mm의 오차없이 나무를 잘라내고, 대패질을 통해 거친 나무를 매끈하게 만들어내고...하는 작업을 하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그동안 목공일을 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 Original: 원목으로 가구를 만들면, 일반 가구점에서 보는 합판으로 만든 가구를 쓰기 힘들어집니다. 왜냐하면, 나무가 숨을 쉬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고, 그 매력에 빠져들기 때문이지요.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으며, 나무의 길이도 늘어나고 줄어들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더 불편할 수 있지요. 합판은 프라스틱이나 철재 가구처럼 변형이 되지 않지만, 원목 가구는 조금씩 변형이 있게 마련이고, 또 이를 고려하여 만들지요.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변형이 더 매력적입니다.

. Create, Creative: 작품 하나를 구상하는데에만 짧게는 몇 주에서 때로는 한 두달이 걸립니다. 평범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하고, 그러자니 이런 저런 상상을 많이하고, 또 이를 어설프게 스케치로 옮겨 놓습니다. 스케치가 완성이 되면, 오차없이 꼼꼼하게 설계 도면을 그려야 하지요. 설계 도면을 꼼꼼하게 잘 그려놓으면, 나중에 작업이 훨씬 수월합니다. PR을 하거나, 무슨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물론, 작업 중에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설계도를 변경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 Slow: 보통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한 3개월 됩니다. 아무래도 주말 토요일시간을 활용하다보니 그렇기도 하지만, 굳이 서둘러 만들 필요가 없이 느긋하게 만드는 편입니다. 목공을 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우는 것 중의 하나는 "차분함"입니다. 원래 성격이 급하기도 하지만, 목공에서 "급하게" 했다가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느린 것의 미학"을 배우게 됩니다. 늘 "빨리빨리" 스피드를 미덕으로 알고 살아왔는데, 목공은 저에게 더 균형잡힌 인생에 대한 시각을 가르쳐줍니다.

. Thinking about my audience: 지금까지 책상, 의자, 서류함, CD장 등 몇 가지 작품을 만들었는데, 가족과 친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가지고 있는 제 작품은 하나도 없지요. 하지만, 작품을 만들면서 이를 쓸 사람을 삼개월여 생각하면서 만드는 과정은 진정한 기쁨입니다. 물론, 제 작품을 좋아하고 아껴줄 사람들에게만 주었지만, 그들이 제가 만든 가구를 쓰면서 느낄 행복감을 생각하면, 제 기쁨은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 Only wood: 가구를 만들 때, 철재 못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나무로만 만들지요. 쇠가 주는 금속성, 차가움보다는 나무의 따뜻함을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 (Sometimes) destroy!: 도자기를 만들어 가마에서 굽고 나서, 최종 단계에서 많은 도자기들을 망치로 깨는 것을 보면서 얼핏 이해가 가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왠만하면 써도 될텐데... 얼마전 형 생일을 맞아 서류함을 만들었습니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려 만들고 최종 조립단계에서 그만 모두 부수어내고, 다시 만든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들어보니 "왠만한 것"을 작품이라고 만든다는 것이 용서가 되지 않더군요...

이 자리를 빌어 제 작품 하나를 소개하지요. 지금까지 만든 작품중, 가장 비싼 나무로:) 만든 작품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어머니께 드리려고 만든 것이지요. 물론, 지금은 어머니 보물 리스트 중 하나로 올라 있습니다. 큰 맘 먹고 Oak나무를 사다가 만들었습니다(나무값이 정말로 비쌌습니다...). 나무를 요철 모양으로 잘라내어 붙였고, 물론, 못 하나 쓰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천연페인트라 페인트통에 코를 들이대고 있어도 머리 아픈 것 하나 없습니다. 상판과 다리에는 antique oil로 처리를 했지요. 상판과 다리 등은 사다리꼴 모양으로 특색을 주어 만들었습니다. 작년 12월 23일. 이 책상을 제 지프차에 싣고 부모님댁으로 향할 때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구를 직접 만들며 좋은 것 또 한 가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을 창조해나간다는 기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좋은 것. 목공일을 하다가 먹는 점심은 정말 꿀맛입니다. 노동의 기쁨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고 느낍니다.

목수로서의 제 삶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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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23:42 2007/03/2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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