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악관이 보수 언론인 Fox News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 기사 참조) 람 이매뉴얼(Emanuel) 백악관 비서실장은 "폭스뉴스는 뉴스 기관이라고 하기보다는 관점(perspective)을 가진 기관"이라고 비난했고, 오바마 역시 폭스뉴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전쟁'을 보면서 뉴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뉴스란 사실을 기반(fact-based)으로 하지만, 뉴스가 사실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뉴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하나의 스토리(story)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뉴스에는 good guy가 있으면 bad guy를 만들어야 하기도 합니다.
유명 저널리즘 학자인 캐슬린 홀 제이미슨과 폴 월드만이 쓴 ‘언론 효과(The Press Effect)'라는 책을 보면 1장이 ’이야기꾼으로서 언론(The Press as Storyteller)‘입니다.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기자들이 독자, 청취자,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기사를 ’스토리‘라고 부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악역, 중심부의 갈등, 이야기의 연속성 등을 활용, 정보를 구조화함으로서, 기자들은 시민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세상의 소식을 전달한다."
이러한(뉴스가 스토리라는) 시각은 언론이 진실을 조작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을 기본으로 하되 이를 바라보는 매체의 시각이 반영되기 마련이지요. 미국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같은 사건에 대해 두 개의 성향이 다른 매체는 다른 관점에서 보도하고 헤드라인도 다른 방향에서 잡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요.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사실 전달과 함께 나름의 해석을 전달하는 것은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께 권할만한 책은 최근 번역된 "뉴스, 허깨비를 좇는 정치"라는 것입니다. 지은이는 워싱턴 대학교(Univ. of Washington)의 정치학과와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가르치는 랜스 베넷 교수입니다. 제가 90년대 후반 잠시 이 곳에 있을 때에도 이미 이 책은 '유명한' 책이었습니다. 최근에 8판이 나왔을 정도로 오래된 책이지요. 정치학자가 쓴 뉴스에 대한 아주 훌륭한 책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원제도 멋지지요. News: The Politics of Illusion.
뉴스. 과연 무엇일까요? 뉴스는 "그림"이 되거나 "이야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저 TV가 보여주는대로, 신문이 전달하는대로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못하면 우리도 '허깨비'만 좇을 수 있을 테니까요. 소위 전문 블로거들이 할 수 있는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허깨비를 가려주는 역할이 아닐까요? 또 다른 허깨비를 더하기보다는 말입니다.
*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백악관에서 공보 참모를 지냈던 전설적인 인물 데이비드 거겐(David Gergen)이 말한 것 처럼 백악관에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한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오히려 Fox News를 도와주는 면도 있습니다. Fox News가 이런 사건으로 더 주목을 받기 때문이지요. 마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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