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프로젝트?

hoh's halftime 2007/10/19 12:50 Posted by 김호
2007년 10월호 Harvard Business Review에는 눈길을 끄는 글이 하나 실렸습니다. Tony Schwartz란 사람이 쓴 <Manage Your Energy, Not Your Time>인데요. 이는 지난 번 파드캐스팅에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기에 관심이 끌려 읽어보았습니다. 오늘은 이 글을 중심으로 몇 가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나는 하루에 보통 12시간 이상 일을 한다.
/ 나는 밤에 7-8시간도 제대로 못 잔다.
/ 아침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점심도 사무실에서 종종 해결하곤한다.
/ 가족이나 친구들과 제대로 시간을 못 보낸다.
/ 일하는 시간은 많은데 능률은 안 오른다.

. 익숙한 풍경인가요? 저는, 지난 날의 제 자신을 되돌아볼 때, 매우 익숙한 풍경입니다. 최근 삼성이 야근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제가 아는 많은 분들, 그리고, 저 자신도 야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Tony Schwartz의 글은 저 자신을 비롯하여, 위의 항목들이 익숙한 분들에게 읽어볼 만한 것 같습니다.

. 우선, 가장 중요한 구분은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라 회복한다거나 더 충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에너지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간은 어떻게 해도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에너지는 '어떻게 하면' 회복이나 충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이게 출발점입니다.

. 저자는 실제 프로젝트 경험에 비추어 에너지 관리를 위한 네 가지 요소를 들고 있는데요. 신체(body), 감정(emotion), 마음(mind), 정신(spirit)이 그 네 가지이구요. 전반적으로, 각 요소에 간단한 자기만의 의식(ritual)을 정하고 실행함으로써, 훨씬 다른 에너지와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1. 신체(Body): 저 역시 그랬지만, 일을 할 때, 특히 야근을 할 때, 하품을 하면서, 그리고 어깨를 번갈아가며 두들기며, 얼굴을 부비며, 계속 컴퓨터 스크린을 보고 일을 합니다. 신체의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이 글에서는 정기적인 자기만의 휴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90분에서 120분 일하고 나면, MP3로 음악을 듣든, 층계를 걸어내려가 잠시 바람을 쐬든, 일이 아닌 다른 것을 놓고, 동료와 잠시 수다를 떨든, 정기적인 휴식은 우리 신체에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고 합니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휴식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겠지요.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며 잠시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음료를 마시러 잠시 책상을 벗어나는 것도 괜찮겠지요.

2. 감정(emotion): 저자는 감정을 에너지의 질(質)을 결정하는 요소로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일하다보면 기분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상사, 거래처, 부하, 동료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길 때가 있지요. 부정적인 감정을 덜어내는 간단하면서 파워풀한 방법으로 저자는 "buying time"(시간벌기라고 번역을 해야 할까요?)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아랫배로 쉬는 숨을 말하는데요. 5-6초에 걸쳐 내보내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감정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 지인으로부터, 회사를 떠나게 되어, 감사의 뜻을 전할 사람 리스트를 만들다보니 한참 된다 하더군요. 사실 평소에는 감사를 표할 사람이 주위에 많이 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회사를 떠나보니, 그런 것을 느낍니다. 평소에 주위를 돌아보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감사를 표시하는 것이 감정의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군요.

또한, 자기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기 자신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꾸 주입하는 형이라면, 그런 스토리를 바꾸도록 해보라는 것이지요. 그는 세 가지 렌즈를 제시합니다. Reverse lens를 통해서는 "지금 이 갈등의 다른 쪽에 서있는 사람은 이 상황에 대해 무엇이라 이야기할 것이고, 그것은 어떤 점에서 옳을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long lens는 "6개월 뒤에 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wide lens는 "지금 이 상황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난 이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3. 마음(mind): 그는, 마음을 에너지의 포커스라는 시각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의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일하다가 말고, 이메일이 왔다는 표시가 뜨면, 바로 들어가서 이메일 확인하고, 다시 일하고, 또 이메일 확인하고... 이렇게 할 경우, 원래 하던 일을 마치는 시간은 최대 25%까지 늘어진다고 하네요. 그는 대신 오전에 한 번, 예를 들어 10시 30분, 그리고 오후에 한 번 (예: 2시 30분)으로 정해놓고, 이메일을 원샷에 확인하고 처리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 정신(spirit): 정신적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매일 시간을 쏟으면서 하는 일이, 자기가 의미를 두고 있고, 목적을 두고 있는 일의 연장선상으로 파악되는가, 아닌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미션을 갖고, 이를 향해서 일을 하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기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what you do best)과 좋아하는 것(what you enjoy most) 사이에서의 균형을 잡아나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 그는 Wachovia 은행 등을 비롯해, 이런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에너지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그가 제시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또 못 하는 것이 있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네 가지 분야 중에서 자신이 에너지를 보충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한 번 생각해보고, 그가 제시하는 방법, 혹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에너지를 보충해보는 것은 어떨까,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Tony Schwartz의 이야기에 대해 "(한국의) 현실 속에 있어봐라. 그게 되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그 어떤 것도 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분들은 emotion쪽의 에너지를 한 번 바꾸어보시는 것은 어떨지라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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