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 종일, 혹은 2-3일씩 걸리는 회의나 컨퍼런스에 참여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 때 어떤 느낌을 가지셨는지요? 저 역시 매년 그런 회의를 가보았지만, 아침 7시부터 저녁식사까지 계속되는 2박 3일, 혹은 3박 4일의 회의들은 사람들을 생산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지치게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내가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서 내가 세션을 만들어 이야기할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세션만 골라다니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어제와 오늘에 걸쳐 저는 이곳 Long Beach에서 열리는 Executive Coaching Summit에 참여했습니다. 이 곳에 온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책으로만 보고, 이야기만 듣던 Harrison Owen이 직접 주재하는 Open Space Technology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서입니다.

OST는 일종의 회의나 컨퍼런스를 주재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비유하여 이야기하자면, 그 동안 여러곳(1, 2, 3)에서 말씀드렸던 improvisation을 활용한 미팅 주재, 혹은 의사결정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몇 년전, 외국의 한 동료와 워크샵 진행 방식에 대해 아이디어를 교환하다가 였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그리고, 에델만의 아태지역 사장단 모임에서는 직접 이 방법을 활용한 실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OST는 NASAGA에서 improvisation에 대한 세션 때, 좋은 예로서 소개되기도 했고, 저 역시, 이 방법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OST는 기본적으로  집단의 지성이나 아이디어가, 리더 한 사람의 아이디어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배경을 가지고 있고, 그야말로, 즉흥연주처럼 물흐르듯이 프로세스가 진행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web 2.0의 마인드나 문화와도 잘 맞는다고 봅니다. 특히, 요즘 중요시되는 creativity를 이끌어내는데에는 좋은 수단이라고 봅니다.

OST의 시작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Harrison Owen은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합니다. 컨퍼런스의 본 세션 때는 지겨워하던 사람들이 coffee break때 매우 활발하게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우연히 같은 관심사를 발견하고는 명함을 교환하고, 다시 만나 식사를 하며 자기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그가 아프리카에서 있었던 경험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곳 부족들은 며칠에 걸쳐 회의를 하는데, 일반적인 기업들처럼 미리 정해진 아젠다를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고, 몇 달에 걸쳐 준비를 하지 않는데도 매우 자연스럽게, 축제 분위기처럼 진행이 된다는 것이지요.

어제 아침 우리는 커다란 컨퍼런스룸에 모였습니다. 7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커다란 원모양으로 모여서는 퍼실리테이터가 중심 질문을 던지지요. 그 순간까지도, 이 컨퍼런스에는 어떤 정해진 아젠다도 어떤 인쇄물도 없었습니다. OST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듣고 나서는, 중심 주제와 관련된, 자기가 관심있어하는 세션을 만듭니다. 코칭 산업의 미래에 대한 주제였는데, 어떤 사람은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독립 코치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아시아에서의 코칭에 대해서, 등등의 세션을 만듭니다. 불과 한 시간만에, 수십개의 세션이 만들어지지요. 이를 시간표에 따라 배정하고나서는,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이 있는 세션을 옮겨다니며 듣습니다. 그리고, 90분씩의 세션마다 주도했던 사람들은 컨퍼런스 기록을 만들어 계속 벽에 붙여 나가지요. 이틀간의 세션이 끝나고는 훌륭한 리포트가 만들어져 나옵니다. 휼륭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각각의 주제에 대해 가장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입니다.

OST의 원칙은 네 가지입니다:
. Whoever comes is the right people.
. Whatever happens is the only thing that could have.
. Whenever it starts is the right time.
. When it's over, it's over.

어떤 의미에서는 서양적으로 짜여진 구조라기 보다는, 동양적으로 열린 구조이고, 여백이 있지요. 그야말로, 컨퍼런스는 즉흥 연주의 계속입니다. 이 테크닉은 전략 개발 회의, 특히, 조직의 리더가 팀들의 의견을 열린 상태로 듣고 싶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싶을 때, 잘 활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리더가, 자기가 원하는 방향, 즉 해답이 이미 있다고 판단할 때는, 이 방법을 쓸 수가 없지요. 일반적으로, 그룹의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모으고 싶을 때, 그런 워크샵을 진행하는 좋은 툴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테크닉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Harrison Owen의 Open Space Technology: A User's Guide를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Executive Coaching Summit에서 처음 만나서 한 시간만에 30-40개의 세션을 만들고 난 다음, 사람들이 원하는 세션을 고르기 위해 모여든 장면을 참고로 올립니다.

즉흥연주(improvisation)의 기술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는 것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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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4:37 2007/10/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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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꼬날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국내의 블로거 모임들도 언컨퍼런스라는 방식으로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OST와 동일한 방식인 듯 합니다. barcamp나 태터캠프, 스마트플레이스의 난상토론회 등에서 체험할 수 있었는데, 호사장님 말씀대로 준비도 간편하면서 자유롭고 축제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입니다. 참석자 신청에서부터 자유와 개방, 공유의 분위기가 물씬.. :-)

    2007/10/31 13:03
    • 김호  수정/삭제

      언컨퍼런스. 맘에 드네요. 서울에 돌아가면 한 번 이야기해주세요. 장점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2007/10/3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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