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 Improvisation in PR

NextPR 2007/07/08 01:47 Posted by 김호


1. 현 정부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 중의 하나는 '혁신'(innovation)일 것이다. 또한, 최근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두고 이야기할 때 혁신을 빼 놓을 수없다.

"기술혁신," "경영혁신," "교육혁신," "혁신팀장," "보험제도 혁신," "혁신 클러스터," "당운영 혁신," "공천시스템 혁신," "혁신도시 개발," "축산물 유통구조 혁신," "민원혁신," "정부혁신세계포럼"...... 뉴스에서 '혁신'이란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일반적인 경영은 물론이고, 정부행정, 교육, 정치에서 축산물 유통업에까지 '혁신'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 산업이나 분야는 없는 것 같다.


2. 우리나 외국의 언론사 데스크/팀 구조를 보면, 정치, 경제, 산업, IT, 교육, 유통...등의 분야별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외치지 않는 곳은 없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Stanford대학의 David Nordfors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 2003년 "Innovation Journalism" 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시하고, Stanford와 스웨덴에서 Innovation Journalism 프로그램을 리드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Nordfors박사는 스웨덴에 있는 웁살라 대학에서 Molecular Quantum Physics - 분자양자 물리학이라 번역을 해야 하나요? - 를 전공하여 박사를 받은 사람이라고 하니... another example of consilience!


3. 이 사람이 PR and the Innovation Communication System이라는 페이퍼를 2006년에 발표한 것이 있어서 읽어보았다. 결론적으로 Innovation Journalism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리고, 각 분야에서 혁신(innovation)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터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PR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혁신적인' 내용으로 'wow'를 외치게 하는 부분이 그리 눈에 띄지는 않는다. 페이퍼 자체가 실무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컨셉을 위주로 이론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나, PR실무자로서 기업이나 정부의 혁신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신분들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여기에 올려 놓는다.





이 페이퍼에서, 그래도 눈을 끌었던 부분과, 읽고나서 생각한 점등을 세 가지 나열해본다:
 
3.1. "Attention workers": 저자는 저널리즘, PR, 마케팅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knowledge workers중에서도 attention workers라고 정의하고 있다.

"People working in the news industry, or in PR and marketing, may be seen as attention workers, among others. They are in the business of collecting and trading attention. They often trade with each other: PR trades with journalists - information for public attention..." (p. 9)

저자는 자신의 innovation journalism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innovation PR이라는 분야도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위해 innovation에 대한 정보를 보다 활발히 교환하여, 이 부분에 대한 주의(attention)를 끄는 역할에 PR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attention workers라고 정의한 것 같다. 물론, PR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지만, 이 정의는 Innovation Journalism과의 관계라는 맥락에서 본 것으로, 이는 PR의 한 단면-언론과의 관계에서는 중요한-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고 본다.

3.2. "Communication is key for innovation." (p.8): 커뮤니케이션은 혁신 뿐 아니라, 경영의 다양한 아젠다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작업이 중요하지만, 원활하게 실행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 PR이라는 기능이 조직 경영에서 다른 분야(재무, 인사, 마케팅...) 만큼의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고(다행히, 점차 인정을 받고는 있지만) > 따라서, CEO의 직접적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 이는, 그만큼 조직 내부의 정치 게임에서도 밀려서 인력이나 재정적인 투자가 뒤떨어지게 마련이고 > 크게는 뛰어난 인재들이 이 분야로 오는 것을 꺼려할 수 있고...등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communication이 key라는 것은 알지만,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경영분야에 있는 사람이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실제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페이퍼가 흥미를 끈 것은, 그래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라는 Stanford에서, 그것도 PR분야에 있는 사람이 아닌, Nordfors 박사와 같은 사람이 PR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3.3. "Innovating PR" before talking about "PR in Innovation": 이 페이퍼에서 PR실무자로서 한 가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점은 innovation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는 점이다. 저자의 관심은 각 분야에서의 innovation에 있어서 PR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분야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혁신 프로세스 상에서의 PR도 중요하지만, PR실무자로서 PR분야 자체의 innovation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얼마전, Professionalism comes at a price라는 글을 통해 Harold Burson의 블로그에 대한 생각을 포스팅 하고, 몇 분과 함께 PR의 가치(value)에 대해 댓글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Nordfors는 "Innovation is the process of creating and delivering a new customer value in the market place"(p. 6)이라고 정의했다. PR 역시 '기사화'와 '기사막기'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한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PR분야에서의 혁신은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PR을 '하는' 사람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학교나 연구소에서 PR을 연구'하는' 사람과 인하우스와 PR회사라는 현장에서 PR을 실행'하는' 사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은 Harvard Business Review(July-August 2007)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1991년에 일본인인 Ikujiro Nonaka교수가 썼던 "The Knowledge-Creating Company"라는 논문이 다시 실렸다. 일종의 '앙코르' 논문인 셈인데, 이 논문은 'tacit' knowledge(보통 실무자 개인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암묵지'라 부르는 것)라는 개념을 널리 보편화시킨 계기가 된 것이라고 한다.

PR분야를 놓고 보면, 현장에서 뛰면서 소위 '짬밥'에서 나오는 tacit knowledge가 있고, 교수나 연구자들이 이론적으로 내놓는 'explicit knowledge(형식지)'가 있다. 그 논문에서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The Spiral of Knowledge'라는 것으로 이 두가지 지식의 다양한 형태의 교류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제빵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보편화할 수 있는 형태의 explicit knowledge가 필요한데, 이를 훌륭한 제빵사의 제빵 기술에서 나오는 '짬밥지식'(tacit knowledge)으로부터 끌어낸 일본의 Matsushita Electric Company가 하나의 예이다.

최근, PR분야에서 리서치 프로젝트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형식지와 암묵지의 교류가 그나마 시작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이 customer value를 얼마만큼 창조하고, 전달했는지는
향후 평가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또한, 몇몇 PR회사들이나 실무자들이, 실무경험을 책으로 만들어 내는 노력도 긍정적으로 본다.

정용민 팀장님의 표현을 빌리면, 형식지를 다루는 '선비'들과 '장사꾼(비즈니스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선비형이 많은가, 장사꾼형이 많은가의 문제보다, '선비'들은 종이위에서만 PR을 하고("play on papers"), 장사꾼들은 언론 플레이("play with (news)papers")에만 그치고, 서로 교류(the spiral of knowledge)가 없다면 PR분야에서의 혁신은 요원할 것이다.

리서치 프로젝트가 단순히 '교수님'들에게 프로젝트를 아웃소싱하는 형태로만 이루어져서도 안될 것이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리서치에 대한 트레이닝이 제대로 안 된 실무자들이 대충 질문지 만들어서 리서치를 해도 안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선비와 장사꾼들이 단순히 함께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가진 형식지와 암묵지의 교류 사이에서 새로운 실험들(experiments)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메시지 조사, 언론기사 분석등의 틀에 박힌 리서치 만으로는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기자와의 관계'에만 집중하는 PR에 머물러서도 안될 것이다.


물론, 나의 경험이나 시야는 한정되어 있다. 지금 이 순간, 이러한 실험을 하고 있는 PR인들이 분명히 지금도 어디에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AE로 들어갈 때보다, 지금의 AE들은 훨씬 더 유능하고, 이론적인 무장도 잘 되어 있다. 이들이, 이러한 실험의 한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예로, 에델만의 Junycap님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바쁜 일정 중에서도, web 2.0의 '암묵지'를 전달하는 '기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훌륭한 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도들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다보면, PR분야의 혁신은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올지 모른다. 그리고, 블로그는 그러한 교류의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초, 우리는 홍사모 게시판을 통해서도 비슷한 논의들을 했던 기억이 있으나,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실무자들과 Agar같은 교수님들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Agar님은 블로거로서 블로거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보니, Agar님과 블로거분들의 오프라인 만남도 있었나보다)

web 2.0의 현상이 PR인들에게 위기이면서도 그러나, 내가 기회점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기자들과의 교류'에만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PR실무자들을 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디어 환경이, 보다 다양한 역할을 PR인들에게 요구할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CEO들이 이러한 새로운 환경속에서의 소비자나 stakeholder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PR실무자들의 역할에 주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시 길어진 글. 결론적으로, PR의 혁신. 선비와 장사꾼의 improvisation을 기대한다는 이야기였다.


*** 드디어 서울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뉴욕의 JFK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을 서치하다가 David Nordfors의 페이퍼를 읽고는, 이 블로그를 반쯤 쓰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 서울에 오니 무척 덥다. 하지만, 18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난 소감이랄까? 익숙했던 환경속에서 떠나보는 것은, 나를, 그리고 주위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주어 좋았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다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오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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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명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 선생님.한국 컴백을 열열히 환영합니다.더불어 심오한 주제가 있는 글가지 잘 보고 갑니다.~~~
    근데 너무 많이 돌아다니셔서 피곤하실듯 합니다.^^;;

    2007/07/09 11:23
    • 김호  수정/삭제

      맞아요...좀 피곤하네요. 적응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고맙습니다.

      2007/07/09 16:51
  2.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쩐지..선배 돌아오셨군요. 댓글에 시차가 안맞는다 했죠..후후후...얼마나 피부가 뽀얘지셨는지 함 봅시다!!! 글구 아거님 영문 스펠이...혹시 ager 아닌가여? 한국말 악어의 연음표현같은데...모르겠네 이거...:)

    2007/07/09 16:39
    • 김호  수정/삭제

      아. 그러고보니...agar인지 ager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이번 토요일 오전에 오실거죠?

      2007/07/09 16:50
  3. 이시은  수정/삭제  댓글쓰기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높이며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열심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실무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연마하는 것 못지않게 제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다양한 질문으로 가치를 부여해 보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네요^-^

    2007/07/10 11:05
    • 김호  수정/삭제

      시은과 같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해 봅니다. 젊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본다는 것은 아주 좋은 실험정신이지요.

      2007/07/1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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