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hoh's halftime 2009/08/30 16:13 Posted by 김호

저는 지금 2주간의 일정으로 오스트리아에 와 있습니다. 2006년 Vienna에 잠시 들렀을 때, 꼭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왔습니다. Vienna에서 지내다가, 다뉴브강을 따라 Durnstein을 거쳐, 지금은 잘츠부르크(Salzburg)에 와 있습니다.

이곳은 8월 한 달 동안 세계 최고의 음악가들이 모여 페스티발을 열고 있습니다. 어제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러 갔는데요. 지휘자는 베네주엘라 출신의 Gustavo Dudamel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올해 가을부터 LA 필하모닉의 music director를 맡게 된 이 지휘자는 놀랍게도 아직 20대입니다. 1981년생이지요. 키도 작아 지휘대에 올라서도 옆에 서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사람과 비슷할 정도의 이 청년 지휘자는 세계 최정상의 비엔나 필하모닉은 물론 빈 좌석이 없이 빼곡히 들어찬 전세계 음악 애호가들을 그야말로 휘어잡았습니다.

서른이 안 된 앳된 그를 보며, 그의 천재적 음악성에 물론 놀랍기도 했고, 앞으로 그의 팬이 되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공연장을 떠나며 든 생각은 엉뚱하게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 말을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을 지속할 때 쓰곤 합니다. 하지만 어제 듀다멜을 보면서 반대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어려도, 타고난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또 남다른 연습과 고생끝에 훨씬 더 빨리 두각을 나타내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듀다멜은 10세 이전부터 음악수업을 시작했고, 지금 28살이니 그가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의 오늘날 성취가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이는 아웃라이어의 '성공의 과학'공식에도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결국 그가 빨리 성공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서른이 되기도 전에 이십년 가까이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평생을 함께할 분야를 찾았다는 것, 그리고 노력했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그 만큼 그는 그 또래가 했을 '딴짓'은 얼마 하지 못했겠지만요:)

그가 인상적이었던 것이 또 있었습니다. 매우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중의 박수를 받을 때에도 무대 앞으로 나와 혼자 받기 보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받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남기는 공연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츠부르크 박물관 앞 광장(200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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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0 16:13 2009/08/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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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공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대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대부분의 분들은 단순히 상대의 나이와 경력 그리고 학벌로만 판단을 하시지요.

    그렇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상대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와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듀다멜이란 지휘자는 정말 대단하네요, 연주쪽도 젊은 분들이 저런 무대에 서려면 월등한 실력이 필요할텐데...지휘자도 연주자처럼 월등한 실력을 표현하고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보군요.

    역시 음악에 대해 조예가 부족하니 지휘자에 대한 깊이를 알 수가 없네요.- -;

    2009/09/01 18:11
    • Hoh  수정/삭제

      듀다멜이라는 지휘자가 탄생하기까지는 베네주엘라의 좋은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그를 지휘자로 초대한것만 봐도 그의 명성을 알 수 있겠지요. 가까이서 본 그는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2009/09/03 09:06
  2. mark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김 호 사장 멋진 시간 가졌군요. 부럽소이다. 9월 중순에나 한국에 돌아오겠네요? 귀국하거던 시간내서 정 교수랑 같이식사 한번 해요. Have a nice trip.

    2009/09/03 01:09
    • Hoh  수정/삭제

      회장님. 어제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이번주부터 개학이거든요. 시간 맞추어 조만간 연락올리겠습니다.

      2009/09/03 09:07
  3. kelvin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중의 박수를 받을 때에도 무대 앞으로 나와 혼자 받기 보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받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도 느껴지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하다못해 학생으로써 프로젝트 모임을 이끌 때에도, 누구 하나 애쓰지 않았던 사람 없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이 정말 어려운데.. 많이 배웁니다.^_^

    2009/09/03 11:29
    • Hoh  수정/삭제

      네. 저도 좋은 느낌 받았답니다!

      2009/09/03 18:45
  4. Junwon  수정/삭제  댓글쓰기

    salzburg festival...정말 최고의 축제죠. 게다가 빈필에 두다멜의 조화였다니, 최고의 시간이었겠네요.^^

    2009/09/04 20:56
    • 김호  수정/삭제

      네. Dudamel이라는 존재를 처음 접하게 된 것, 그리고 그의 팬이 된 것은 이번 여행이 준 하나의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2009/09/0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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