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의 조건'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아니, 만약, '장관대비 속성 학원'이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 과목들이 들어갈까요?
김성이 복지부 장관의 오프 더 레코드 발언을 놓고 화제가 되었는데요. 기사를 읽으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장관까지 오른 분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ABC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똑같은 말도 일반 직원이 이야기하면 일개 '사견(personal opinion)'으로 끝나지만, 장관 정도의 리더가 하는 말은 사견으로 묻히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되어(다른 말로 하면, public communication이 되어), 긍정 혹은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리더들은 public communication과 personal communication의 영역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public communication을 하면서도 자신은 personal chat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요. 그래서, "오랜만에 기자들과 만나 편하게 대화를 나누려고 한 것뿐이었다"라는 해명이 나옵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리더들은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talk to journalists가 아니라 항상 talk through journalists라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ABC를 모릅니다. 지난 번 여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조선일보의 강인선 기자의 말을 이 상황에 빌려 쓴다면, 복지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나서, 기자들이 기사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정도로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복지부 장관이 길을 가는데, 갑자기 기자들이 나타나 질문공세를 펼친 것도 아니고, 기사에 따르면, 복지부 보육정책관과 출입기자의 오찬 자리에 예고 없이 참석하여 자신이 비보도를 전제하고 의견을 밝혔다는 것입니다. 이 민감한 시기에 말입니다.
장관의 조건.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보면서, 언론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본적인 책이라도 하나 읽고 장관업무 시작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장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 정도로 '촌스럽다면', 나라간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대충 그림이 그려집니다. 협상을 위해 언론을 '활용하기까지하는' 저쪽 나라 장관들을 이래서야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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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말씀하시기 좋아하는 분이라서 그런 걸 까요...아니면 전략적인 고수의 커뮤니케이터일까요...궁금합니다. :)
2008/05/15 14:26장관님이 의도적으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랬을까?라고 생각은 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을 것 같구요:) 말씀하시기 좋아하거나, 나름 언론플레이로 의도하고 했을 가능성은 있겠지요. 결과는 참담했지만:)
2008/05/15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