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번째 h_podcasting을 올리며:

어제 저녁 마침 서울에 나와있는 Bob Pickard 에델만 북아시아 사장과 이메일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교보문고 뒤에 있는 여러 호프집중 가장 허름한 곳에서 만났는데, 그 곳은 나름의 사연이 있는 곳이다. 2002년 말, 교보빌딩의 좁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을 시작했을 때, 당시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바에 가서 뭘 먹거나 마실 생각은 잘 하질 않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놓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스트레스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흥분 속에서 일 하다가 가끔 가던 맥주 집이 광화문에는 몇 군데 있다. 세종문화회관 뒷 편의 야외 맥주집, 종로소방서 앞 LP판을 틀어주는 바, 그리고, 이 호프집...

밥은 Hill & Knowlton Toronto에서 일했고, Environics Communications라는 PR 에이전시를 설립하여, 카나다 PR회사로서는 처음으로 뉴욕에 진출, 그 곳에서 일했다. 그리고, Edelman 서울 지사장을 거쳐, Edelman Tokyo 오피스를 설립하는 임무를 맡았다. 지난 3년간 그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현재는 Edelman 북아시아 사장으로 있다. (참고로, 일본의 PR시장은 덴쯔의 영향력이 워낙 크고, 독특한 홍보 환경 때문에, 매우 힘든 시장으로 알려져있다. 90년대 중반 에델만 역시 그 곳에서 실패하고,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에델만을 떠난 뒤, 처음으로 만난 그와 잠시 시간을 내어 인터뷰를 했다. 간략하게 질문과 답변 내용을 요약해본다:

1. 첫번째로, 그가 한국에서 3년간 에델만 사장으로서 한국의 클라이언트와 일한 경험으로 놓고 보았을 때, 한국 PR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는, 한 방향, 즉, 위로(up)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하면서, CSR이 앞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홍보의 키워드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 중요성과 함께 CSR PR 서비스에 대한 요구(needs) 역시 증가할 것이지만, CSR을 PR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는 아직 개발이 덜 된(underdeveloped) 분야이므로, 이 곳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2.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Bob Pickard는 토론토, 뉴욕, 서울, 도쿄 등에서 PR 경영진으로서 활약한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런 경험으로 놓고 볼 때,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PR의 차이점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두 군데의 시장이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뚜렷한 차이점은 PR 시장이나 기술 개발의 속도(speed of development)로 보고 있었다. 특히, 이 질문에서, 그는 한국 PR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대형기업들이, 그동안 주목하지 않던 스테이크홀더들(stakeholders)과 훨씬 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것이므로(여기에는 물론 web 2.0의 영향력이 작용한다), 앞으로는 보다 전문적이고 정교한 (sophisticated) 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것이고, 이 분야로 PR 시장의 돈이 모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3. 마지막으로, 그에게 선택권을 준 질문은 한국과 일본의 PR 차이점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이 부분의 답변이 흥미롭다. 한국은 1988년 올림픽(노태우 대통령시절)부터 PR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반면, 일본의 경우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부터 PR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여, 현대적인 PR의 역사는 일본이 더 길지 모르지만, 일본 시장은 지난 50여년 동안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은 현대 PR의 역사가 짧은 반면, 앞선(state-of- the-art) PR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함께, 매우 빠른 속도로 나가고 있다는 의견이었다.

그의 답변을 직접 들어보자. (4분 31초)




* Bob Pickard.

지난 5년간 나의 삶에서, 직업적인 삶(professional life)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바로 Bob Pickard이다. 그와 2002년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함께 일하기로 했을 때, 나에게는 두 가지 '계산'이 있었다. PR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내가 직접 진출하여 일할 기회를 바라기보다는(도무지 보이질 않았다:), 뉴욕이라는 큰 시장에서 성공한 PR전문가가 한국에 있는 동안 바로 옆에서 함께 일하는 기회를 잡아서 도대체 그 곳에서 이루어지는 PR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자라는 계산. 또 하나는, 주먹구구식보다는 글로벌 PR회사의 경영(how to run a global PR firm?)이란 실제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는, 이러한 나의 두 가지 '직업적인' 계산을 흡족하게 만족시켜 준 사람이었고, 반대로, 나는 그를 도와, 에델만 코리아를 최고의 회사로 만들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후회없이 일했다. 그리고, 이젠 동료가 아닌 친구로 남았다.

리더(leader)라는 말이 유행한 뒤로, 보스(boss)란 말을 잘 쓰지 않지만, 나는 Bob에게 boss라고 부르곤 한다. 그만큼, 좁은 오피스에서, 함께 '끈끈하게' 일한 정을 표현하기에는 보스란 단어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외 출장을 갈 때면, 비행기안에서 바로 옆에 앉아 끊임없이 맥주캔을 터뜨리던 밥. 그와 저녁을 함께 하면, 우린 거의 예외없이 데낄라(Tequila)를 몇 잔 마신다 (참고로, Bob은 데낄라를 마실 때, 내가 레몬을 못 먹게 한다. 사나이는 그냥 마셔야 한다나...). 둘이 있을 때, 데낄라를 마시고 나서,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찌푸리고, 가슴을 치는 버릇이 있는데, 난, 이것이 함께 했던 고생에 대해 서로 '등을 쳐주는 마음'으로 해석하곤 한다. 2004년 LA에 함께 출장을 갔을 때, 무작정 할리우드 길거리로 나가서, 몇 개의 bar를 다니며, 술을 마시다가, 우린 거대한 bar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bar의 이름이 Tequila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그 곳으로 들어가, 종류별로 데낄라를 마시고는, 그 날 저녁을 우리 둘 다 기억하지 못한다...

앞으로, 지난 5년과 같이 일에만 매달리는 바쁜 생활을 다시 하지는 않게 되겠지만(바라지만:), 그와 서울의 한복판에서 수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고생했던 기억들은, 두고두고 곱씹게 될 것이다. 몇 년전에는 아름다운 한국인 캐나다 교포와 결혼하여, 지금은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함께 일하지는 않지만, 나이가 더 들어서도, 가끔씩 보고 싶을 것이다.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었기 때문이다. 그가 어디에 가든, 항상 건강하고, 또 행복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준 Bob에게 감사인사 전한다. "Thank you, Bob. My b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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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0 07:47 2007/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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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용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에델만에 데낄라 전통이 생겼던 거군요...보쓰의 취향대로. 흠...이거 맥주 고객 여럿 날아가네. 후후~ Bob과의 우정 그리고 연대감 보기 좋습니다.

    2007/08/10 13:10
    • 김호  수정/삭제

      에델만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대부분 술을 잘 했답니다. Bob, Margaret, 그리고 지금은 중국으로 간 Irish 동료인 Charles. 모두 술 분야에선 한 가닥씩 하는 보기 드문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술 자리에서만은 전혀 cultural shock이 없는 사이였지요:)

      2007/08/10 13:20
  2. 쥬니캡  수정/삭제  댓글쓰기

    짧지만,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Hoh의 팟캐스팅 10개 돌파 기념으로 제 블로그에 PR인력들에게 흥미로운 인터뷰만 링크해서 올릴까 합니다.

    2007/08/11 13:28
    • Hoh  수정/삭제

      크. 10개 돌파 기념. 많은 PR인력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쥬니캡님 블로그에 소개된다면야 영광이지요. 배려에 감사.

      2007/08/12 01:10
  3. Bob Pickard  수정/삭제  댓글쓰기

    Thanks for interviewing me, Hoh. I really enjoyed our conversation, as always! Bob.

    2007/09/13 19:10
    • Hoh  수정/삭제

      Hi, Bob. Thanks again for the interview with me and visiting here. Look forward to seeing you again, maybe sometime in Tokyo!

      2007/09/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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