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에 군대 생활할때 친하게 지냈던 선배가 갑자기 궁금해서 수소문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 선배가 책을 번역한 것이 있어서, 몇 번을 연락해서 어렵게 만났습니다. 그 선배는 정치학을 공부하고 연구소 생활을 하다가 마흔 가까운 나이에 모두 다 때려치고, 미국으로 가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이제 영화 프로듀서와 동화작가로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즐겁게 식사와 술을 하고 나서 며칠 있다가, 불쑥 그 선배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함 중위님(저는 그 선배를 늘 그렇게 부릅니다), 연극가르쳐줄 사람, 한 분 소개해주세요." 한국에서도 연극영화과 대학원을 다녔던 선배라 누군가 좋은 선생님을 소개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올해 초, 처음으로 저는 제 연극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나이는 저와 같았고, 연극 연출가이면서, 배우들의 트레이닝을 전공한 권영준이라는 분이었습니다. (희곡작품으로 립명과 에께오모를 쓰기도 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뭔가 포스가 있고, 저와는 참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로의 커피숍에서 첫 만남을 갖고, 부탁을 했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로 생각해주시고, 맡길터이니, 저를 위한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서 진행해주십시오." 예전부터, 언젠가 한 번 연극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늘 마음에만 가졌던 것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겨울부터, 동숭동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이 없는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난로를 피우고, 제 연극 수업은 시작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이면, 가방에 츄리닝을 싸들고, 동숭동으로 향했고, 선생님은 자신의 제자를 제 파트너로 세우고 레슨을 해주었습니다.
빈 무대에 상대방을 마주 보고 서서, 맨 몸만으로, 때론 거울이 되어보기도 하고, 야구선수가 되기도 하고, 권투선수가 되기도 하고, 꽃이 되어보기도 하고, 분노하는 사람, 주저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지막 종합 레슨을 한 번 하고 나면 제 평생 첫번째 연극 수업은 마칩니다. 연극(아주 초보적인 연극)을 배우며 느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참으로 서툴다는 것이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직업으로 하면서, 말(메시지)로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익숙할지 모르나,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게는 참으로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지난 주, KAIST의 한 수업에서, 텍스트로 쓰고 있는 "생각의 탄생" 중 공감(empathizing)이라는 장을 선택해서 발표했습니다. 연극에 대한 비유와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결론은,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은 온전히 그 대상을 공감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었습니다
상대 배우와 마주 서서, 나의 역할에 신경쓰기 전에, 상대방의 호흡과 표정, 몸짓에 집중하고, 공감과 반응을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연극이 제게 가르쳐준 것. 그것은, 제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저는 반쪽만 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었던 제 연극 선생님과 파트너 선생님께 오늘따라 더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네요.
매 수업을 진행해나가시듯이, "상대 배우와 마주 서서, 나의 역할에 신경쓰기 전에, 상대방의 호흡과 표정, 몸짓에 집중하고, 공감과 반응을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금세 해내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 ) 연극을 통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어 변화시켜 나가시는 모습이 참 멋지십니다. 멋진 주말 되세요 : )
아~~ 질투날라 하네요...ㅋㅋ
너무 진지하게 삶을 살아가시는 것 같아여... 멋지십니다..(한편 부럽고요~~)
형님의 무대에서 땀 흘리며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기대하겠습니다.
형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지금 생각났습니다.. 문자로 보내드리지요~~~
두 번째 시간이었던가요?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을 해 보았던 일이 생각나요~^^ 사실 저도 1학년 때 잠시 연극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큰 비중의 역할이 아니라 대사가 많이 없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 캐릭터가 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대사가 없을 때에도 계속해서 몸짓과 반응,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도.^^ 무대 뒤의 세상을 알았고 그 때문에 더욱 빠져들어갔던 것 같아요~^^ 선생님 덕분에 저도 잠시 그 때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연극 얘기 또 들려주세요~^^
최근에 pt울렁증에 대해 생각하다가, 소심함과 작은 목소리를 극복하기 위해 연극같은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호사장님은 저는 생각만 하는 것을 action으로 옮기시는군요:) 참으로 대단하시옵니다.. 직장생활 9년차인 제가 아직도 pt할때 떠는게 요즘은 더더욱 스트레스가 되고 있답니다..ㅠㅠ
잘 지내고계시죠? 간혹 들러서 유용한 정보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용한 블로그가 있어서 pr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자극도 되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언제 한 번 얼굴뵈요~
밍깅. 신혼생활은 행복하고? 누구나 울렁증이 있지요. you're not the only one! 벌써 9년이군요. 일관된 방향으로(헬스케어) 균형잡히고(두 에이전시, 두 인하우스) 좋은 커리어 쌓아가고 있는 밍깅이 대단하다 싶습니다. 잘 지내고, 조만간 뵐 기회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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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참...죽겠네요...연극이라. 나이가 드셔감에 따라 더욱더 자유로와지시는 거 같아요...바쁘실텐데도. 쩝. 대단하십니다. :)
2008/04/20 00:18하긴...저도 이 나이에 뭔 주책인가 싶을때가 있다우:)
2008/04/20 16:51매 수업을 진행해나가시듯이, "상대 배우와 마주 서서, 나의 역할에 신경쓰기 전에, 상대방의 호흡과 표정, 몸짓에 집중하고, 공감과 반응을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금세 해내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 ) 연극을 통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어 변화시켜 나가시는 모습이 참 멋지십니다. 멋진 주말 되세요 : )
2008/04/20 03:27Thanks. 나도 그럴 수 있길. 서진도 중간고사 마치고 모처럼 푹 쉬는 주말 맞이하고 있길.
2008/04/20 16:52공감! 감동하고 갑니다 :)
2008/04/20 05:51반갑습니다. 올해는 학회에서라도 한 번 뵈면 좋겠네요.
2008/04/20 16:53아~~ 질투날라 하네요...ㅋㅋ
2008/04/20 22:37너무 진지하게 삶을 살아가시는 것 같아여... 멋지십니다..(한편 부럽고요~~)
형님의 무대에서 땀 흘리며 관객과 호흡하는 모습..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기대하겠습니다.
형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지금 생각났습니다.. 문자로 보내드리지요~~~
메시지 잘 받았네. 관객은 없는 그냥 텅빈 극장이었다네:)
2008/04/21 04:02이런. 남몰래 연기수업까지 받고 계셨세요? 만약 공연하시게 되면 꼭 알려주시와요. 꽃다발 하나 들고 축하해주러 가겠슴다.
2008/04/20 23:07우리 선생님이 보면 피식 웃겠다. 정말로 기본 동작만 배운 과정이었어요. 작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연극의 기초 중의 기초 과정! 그래도 마음에 감사!
2008/04/21 04:03오랫만에 찾아왔습니다. 아카데미 6기 윤호진입니다. ^^
2008/04/21 17:25우와~ 연극까지...
당최 김코치님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ㅎㅎㅎ
얇고 길게:)
2008/04/23 10:04두 번째 시간이었던가요?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을 해 보았던 일이 생각나요~^^ 사실 저도 1학년 때 잠시 연극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큰 비중의 역할이 아니라 대사가 많이 없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 캐릭터가 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대사가 없을 때에도 계속해서 몸짓과 반응,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도.^^ 무대 뒤의 세상을 알았고 그 때문에 더욱 빠져들어갔던 것 같아요~^^ 선생님 덕분에 저도 잠시 그 때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연극 얘기 또 들려주세요~^^
2008/04/21 23:33그래요. 중간 고사 기간 동안 여러분들 한 주 안 보았는데, 오래 못 본것 같네요. 이번주에 뵈요.
2008/04/23 10:05최근에 pt울렁증에 대해 생각하다가, 소심함과 작은 목소리를 극복하기 위해 연극같은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호사장님은 저는 생각만 하는 것을 action으로 옮기시는군요:) 참으로 대단하시옵니다.. 직장생활 9년차인 제가 아직도 pt할때 떠는게 요즘은 더더욱 스트레스가 되고 있답니다..ㅠㅠ
2008/04/22 16:17잘 지내고계시죠? 간혹 들러서 유용한 정보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용한 블로그가 있어서 pr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자극도 되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언제 한 번 얼굴뵈요~
밍깅. 신혼생활은 행복하고? 누구나 울렁증이 있지요. you're not the only one! 벌써 9년이군요. 일관된 방향으로(헬스케어) 균형잡히고(두 에이전시, 두 인하우스) 좋은 커리어 쌓아가고 있는 밍깅이 대단하다 싶습니다. 잘 지내고, 조만간 뵐 기회가 있을 듯!
2008/04/23 10:07또~ 뭐를 하셨군요~
2008/04/22 13:10형은 참...
이권아! 도형아! 우리는 할 일이 너~무~ 많다.
형봐라! 나이든 형도 꿈틀꿈틀 하시는데~~~ (--)(__)
잘 나가다가:) "나이든"이란 말은 좀 빼면 안되겠니?:) 비온다. 더 힘내서 좋은 하루 보내고.
2008/04/23 10:07하하.. 그러게
2008/04/24 16:23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생물학적 나이는
중요한게 아니지 !!
호형님, 총선때 교보문고에서 뵙고.. 무척 반가웠어요 ^^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해는 공감으로 나온다는 말에 꽂혔습니다~~ㅎ
2008/05/02 11:36그리고 연극을 통해 컨설턴트로서 훈련을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레이건을 'Great Communicator' 라고 한다죠? ㅎㅎ
감사합니다. '공감' 쉽지 않은 기술인 것 같습니다...
2008/05/12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