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_podcasting 스물한 번째를 올리며:
前 대우그룹 글로벌 홍보를 이끌던 이승봉 이사님 인터뷰



"블로그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이 말을 현실로 깨닫게 해 준 것이 지난 1년 블로그 활동의 소중한 성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Hoh Kim's Lab을 연 것이 작년 3월쯤이었으니, 이제 일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생각은 달라도 관심분야가 비슷하거나, 반대로 관심분야가 달라도 생각이 비슷한 분들을 알게 되었고, 또 몇 분들과는 소중한 관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블로그는 20-30대가 활발한 공간이다보니, 블로그를 통해 선배뻘 되는 분과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우재단의 이승봉 위원님은 제게 매우 소중한 인물이고 인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우재단 사무실에서 대담 중인 이승봉 전 대우그룹 홍보 이사 photo by Hoh Kim, April 25, 2008.



2007년 2월 제가 현재의 블로그 플랫폼이 아닌 당시 에델만 블로그 플랫폼에 올려 놓았던 포스팅 <대변인>을 통해,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이승봉 위원님께서 작년에 진행하시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수업에 저를 초대해주셨고, 그러면서, 서로의 생각을 조금씩 나누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그리고 올해는 숙명여대에서 PR 강의를 하고 계시며, 서로 수업 준비를 하면서, 의견도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위원님은 1982년 대우그룹에 입사 총 18년간 근무하면서, 글로벌 홍보를 주도적으로 담당했었습니다. 80-90년대 우리나라 대기업 중 글로벌 홍보에 있어 가장 앞서나가있던 대우그룹에서 홍보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또한 회장의 최측근 보조역할을 하면서, 보다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만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 이 위원님께 개인적으로 가치를 두는 것은 '파란만장했을' 그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늘 진지하게 공부하시면서, 우리나라 홍보업계에 조용히 기여해 나가시고 있다는 점에서, 한 분의 소중한 선배라는 점입니다.

다시한 번 이 자리를 빌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승봉 위원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활약과 영향력을 기대합니다.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image(0) image (0)

TRACKBACK :: http://hohkim.com/tt/trackback/527

연극이 가르쳐주는 것들

Art for Life 2008/04/19 18:10 Posted by
"생각이 너무 많아요... 생각을 좀 버려보세요." "자신을 (무대에) 던지세요."

요즘 토요일이면, 제가 늘 듣는 말입니다.

작년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에 군대 생활할때 친하게 지냈던 선배가 갑자기 궁금해서 수소문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 선배가 책을 번역한 것이 있어서, 몇 번을 연락해서 어렵게 만났습니다. 그 선배는 정치학을 공부하고 연구소 생활을 하다가 마흔 가까운 나이에 모두 다 때려치고, 미국으로 가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이제 영화 프로듀서와 동화작가로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즐겁게 식사와 술을 하고 나서 며칠 있다가, 불쑥 그 선배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함 중위님(저는 그 선배를 늘 그렇게 부릅니다), 연극가르쳐줄 사람, 한 분 소개해주세요." 한국에서도 연극영화과 대학원을 다녔던 선배라 누군가 좋은 선생님을 소개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올해 초, 처음으로 저는 제 연극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나이는 저와 같았고, 연극 연출가이면서, 배우들의 트레이닝을 전공한 권영준이라는 분이었습니다. (희곡작품으로 립명에께오모를 쓰기도 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뭔가 포스가 있고, 저와는 참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로의 커피숍에서 첫 만남을 갖고, 부탁을 했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로 생각해주시고, 맡길터이니, 저를 위한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서 진행해주십시오." 예전부터, 언젠가 한 번 연극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늘 마음에만 가졌던 것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겨울부터, 동숭동의 한 소극장에서, 공연이 없는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난로를 피우고, 제 연극 수업은 시작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이면, 가방에 츄리닝을 싸들고, 동숭동으로 향했고, 선생님은 자신의 제자를 제 파트너로 세우고 레슨을 해주었습니다.

빈 무대에 상대방을 마주 보고 서서, 맨 몸만으로, 때론 거울이 되어보기도 하고, 야구선수가 되기도 하고, 권투선수가 되기도 하고, 꽃이 되어보기도 하고, 분노하는 사람, 주저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지막 종합 레슨을 한 번 하고 나면 제 평생 첫번째 연극 수업은 마칩니다. 연극(아주 초보적인 연극)을 배우며 느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참으로 서툴다는 것이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직업으로 하면서, 말(메시지)로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익숙할지 모르나,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게는 참으로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지난 주, KAIST의 한 수업에서, 텍스트로 쓰고 있는 "생각의 탄생" 중 공감(empathizing)이라는 장을 선택해서 발표했습니다. 연극에 대한 비유와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결론은,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은 온전히 그 대상을 공감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었습니다
 
상대 배우와 마주 서서, 나의 역할에 신경쓰기 전에, 상대방의 호흡과 표정, 몸짓에 집중하고, 공감과 반응을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연극이 제게 가르쳐준 것. 그것은, 제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저는 반쪽만 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었던 제 연극 선생님과 파트너 선생님께 오늘따라 더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네요.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image(0) image (0)

TRACKBACK :: http://hohkim.com/tt/trackback/526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가 점점 건강해진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바로 다양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올 때입니다. 대학 캠퍼스를 가보면,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대자보등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는 남녀가 캠퍼스에서 손 잡고 다니는 것도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건강한 변화이지요.

정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미약하지만, 그리고 오늘 저녁 진보진영에게는 실망스러운 선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보의 목소리는 10년, 20년전에 비해서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제 경우엔 그 동안의 투표 성향을 보면, 주욱 보수였으나, 지난 대선에서야 처음으로 보수가 아닌 문국현 후보에게 투표를 했습니다 (그가, 저같은 小기업인에게 가장 좋은 정책을 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였지요).

오늘 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을 알게 되었고, 바로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선거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진보의 상징인 민주노동당의 선거 결과가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을 읽으며, 민주노동당에서 이 책을 꼭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 역시 진보주의자입니다. 그의 책은 결국 미국내에서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보다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에서 프레임 효과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7시에 민주 노동당은 박승흡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총선 예측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고, 8시 5분에는 천영세 대표가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발표문 중 주요 문구를 보면 "최악의 선거, 정당정치의 후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고 또 다른 피해자는 민노당," "정치 불신이 가중된 책임은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 있다,"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민생은 뒷전이 됐다," "민생이 외면되고 정책이 실종된 최악의 선거,"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과 실천을 앞세운 민노당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등입니다.

민주노동당은 과연 얼마나 자신들의 아젠다를 효율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프레임해나가고 있을까요? 프레임을 고민하기는 할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세밀하게 눈여겨 보아온 것은 아니나, 그 동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노당의 메시지를 볼 때, 그들의 뜻을 그다지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과연, "실종된 정책" "뒷전이 된 민생" "정치에 대한 불신" "외면된 민생"이라는 프레임에서 민노당이 선점하고 있거나,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그저, 보수진영의 프레임을 부정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입니다.(그럼, 민노당이 어떤 프레임을 써야할까,라는 문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코끼리는 보수 세력인 미국내 공화당의 상징입니다. 진보세력들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외치면 외칠수록,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 이 제목의 뜻입니다. 제가 지난 번 <모나미 더 이상 볼펜회사 아닙니다>에서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진보 세력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한 번 꼭 읽었으면 하는 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더 공부하고 싶은 진보세력에게는, 보수진영의 프랭크 런츠가 지은 것이지만, <Words that work(단숨에 꽂히는 언어의 기술>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직 민주노동당을 지지해본 적은 없지만, 우리 사회의 건강한 진보세력으로 지속적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지금 막 강기갑 후보가 이방호 후보에 182표차로 극적으로 승리했다고 기사가 나오네요. 축하드립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image(0) image (0)

TRACKBACK :: http://hohkim.com/tt/trackback/525

h_link: Write Like a Blogger

NextPR 2008/04/09 21:25 Posted by
세스 고딘이 올린 글입니다. 저부터 꼭 읽어보아야 할 부분이지만, 여러분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링크합니다.

Write Like a Blogger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image

TRACKBACK :: http://hohkim.com/tt/trackback/524

1.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기업, 그리고, 글로벌 리더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90년대부터 질(質) 중시의 신경영을 내세우고, 우리나라의 CEO로서는 가장 앞서서 성공적인 글로벌 브랜드 구축을 해 낸 이건희 회장의 통찰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Fortune이니 BusinessWeek니 하는 세계적인 경제주간지에서 브랜드 가치다 무슨 500대 기업이다 발표하면, 리스트를 따라 눈동자를 굴려 내려가다가, 삼성의 이름에서 딱 멈추고는 흐뭇해하는 경험을 가진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그간 그가 삼성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가끔씩 아젠다를 던지는 그 만의 메시지 전달에 관심을 갖고 보아왔습니다. 질(質) 중시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 보자'라고 메시지를 던진다든지, 도쿄에 까마귀들이 광섬유 케이블을 부리로 쪼아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과 관련, 출장 중 "도쿄 까마귀가 몇 마리있나?"라고 일본 주재원에게 선문답과 같은 이야기를 하여 일본 주재원을 당황시켰다는 이야기는 언론들도 그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주재원의 현지상황파악능력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상상력의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등등의 해석을 내놓곤 했습니다. 또한, 95년 당시 이기태 사장이 이끌던 삼성전자에서 15만대의 애니콜을 불태워, 불량률 제로 도전에 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든지, "5-10년뒤 먹고 살 것을 찾아야"한다고 이야기해서, 잘 나가는 성장 속에서도 긍정적 위기감을 고조시킨다든지... 그의 수사학은 제가 강의할 때, 가끔씩 예로 들기도 합니다.

그는 어눌한 말투를 가졌지만, 위와 같은 예에서 보듯, 리더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수사학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2. 그런, 그가 최근의 삼성사태를 두고 어떤 수사학을 펼칠지는 제 직업적 관심사였습니다. 물론, 그의 수사학은 그가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그가 지난 주 검찰에 출두한다고 했을 때, 그가 포토라인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아래는 한겨레 기사 중, 이건희 회장이 한 이야기만 옮겨 놓은 것입니다.

(청사를 들어서면서)
“그런 기억 없어요. 그런 기억 없다고.”
“잘 모르겠네요.”
“한 적 없어요.”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고, 그것을 옮긴 여러분(언론사를 지칭)들이 문제가 있지 않으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적 없습니다.”

(청사를 나서면서)
"그 전에 국민 여러분들에게 할 말씀을 잊어버렸습니다. 그것부터 합시다.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삼성 문제로 이런 소란을 피워서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특검 수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 불찰이고, 모든 것이 제 책임이고, 제가 책임져야 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건수에 따라서 다 100% 인정은 안되고."
"내가 지시한 건 없어요."


3. 여기에서 그가 엉뚱하게도 언론사를 탓하는 모습을 지적하는 것은 이미 많이 다루어졌으니 그만 하겠습니다. 그보다 이 포스팅에서는 위기상황에서 리더의 스토리텔링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더가 자신이 처한 위기상황을 하나의 스토리로 바라보는 관점은 때때로 자신이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위기 상황이란 우리가 읽는 소설이나 동화에서 갈등 구조에 해당합니다. 삼성은 최근 그들의 역사상 가장 커다란 '갈등 구조'속에 놓여져 있습니다. 이 갈등 구조에서 위기를 극복하는가, 못하는가에 열쇠를 쥐고 있는 주인공(hero)은 일정 시점까지는 누가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주인공보다 더 큰 역할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바로 작가(author)의 역할이지요. 작가는 자기 자신을 (위기 극복의) 주인공으로 만들 수도 있는 파워풀한 역할입니다. 중요한 점은, 기업의 위기 상황에서 CEO가 작가의 역할을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시점상 한정되어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한 번 아니면 두 번이지요. 그것도, 이야기가 늘어지고 난 다음에는 그 기회는 보통 사라집니다.

4. '작가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첫번째 중요한 기회인 지난 주를 그는 위와 같은 스토리로 만들었습니다(물론, 그는 첫번째 '작가의 기회'를 보다 더 일찍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작가의 역할을 포기하고, 스토리의 흐름을 언론, 여론에 맡긴 듯 합니다. 당연히 보다 깔끔하게 갈 수 있는 스토리가 좀 지저분해졌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작가로서 적극적으로 스토리의 흐름을 주도하려 했다면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주말에 제 친구와 이 점을 놓고 잠시 대화를 하다가 다음과 같은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 스토리에서 주인공이자 작가로서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잡고 나가야 한다고. 그리고, 그가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15년전, 제가 삼성의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꾸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도움으로 삼성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국민의 대표기업인 삼성이 앞으로도 더욱 큰 기업이 되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최근 여러가지 삼성 관련 사태로 인해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처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제 이렇게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이젠 마누라와 자식, 그리고 제 자신이 바뀔 때라고...

결국, 지난 주 그가 보여준 드라마는 싱거웠고,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습니다. 물론, 나와 같은 일반인이 상상도 못할 상황이 그에게 있었을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그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글로벌 리더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반전시켰을까요? 적어도 지난 주와 같은 스토리는 피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난 세월 동안 보여 준 그만의 철학과 성취, 그에 따른 의미있는 수사학을 믿기에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가 아직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도 한 번은 더 남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다시 한 번 펼쳐질지도 모를 그의 수사학을 기대해봅니다.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image(0) image (0)
TAG 이건희

TRACKBACK :: http://hohkim.com/tt/trackback/523

  1. 이건희 회장의 인터뷰를 바라보면서

    Tracked from Communications as Ikor  삭제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과연 한두개의 표현에 대한 디테일 한 관심이 얼마나 위기의 큰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곤 합니다. 반대로 우리는 사소해 보이는 표현과 포지션으로 단순한 위기를 국민적인 논란의 중심으로 올려 놓는 무지의 소치를 목격하기도 합니다.삼성 회장의 특검출두 인터뷰를 바라보면서, 삼성과 같은 '초대형' 기업 리더에게도 과연 기존의 미디어 트레이닝이 필요한가? 같은 의구심이 또 듭니다. 물론 오늘 이야기..

    2008/04/07 11:04